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데 이어 수개월 내에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와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미국의 정책연구기관인 ‘뉴아메리카재단’의 핵전략 담당 국장인 제프리 루이스 박사는 최근 美 언론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미국과 북한 양자 관계가 역동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북한은 수개월 내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이스 박사는 북한이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을 겨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리라는 국제사회의 예상을 깨고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로 ‘준비 부족’을 들었다. 북한이 개량된 대포동 2호의 본체를 조립하고, 이를 발사대에 세워 연료를 주입한 뒤 4일 발사하기엔 물리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북한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 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어 일단 준비가 완료되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추가 핵실험도 강행할 것"이라고 루이스 박사는 전망했다.

진보 성향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동북아정책연구센터 소장 역시 가까운 시일 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부시 소장은 특히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려는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북한은 이미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이용한 핵개발 카드를 공언했고, 둘째 북한이 실시한 1차, 2차 핵실험은 저출력 (pretty low yield)의 모형으로 불완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북한이 군사적 도발 행위를 반복할수록 그 효과는 매번 감소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보수 성향의 민간 정책연구소인 ‘카토 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이미 장거리 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했고 핵실험도 벌써 두 차례나 실시한 만큼, 북한의 추가 도발은 어제나 오늘이나 별 다를 게 없는 카드 (same old cards)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미칠 파장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사회는 이미 북한이 핵 능력 (nuclear-capable), 즉 핵물질을 생산하고, 이를 무기화해서 핵 장치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지식, 생산 시설, 그리고 필요한 원료 물질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 해도 북한이 원하는 극적 상황이 쉽게 전개되지 않으리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북한에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미국, 한국, 일본 3국 간의 공조를 긴밀하게 하는 병행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미국의 민간 연구단체인 ‘군축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피터 크레일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외면하고 조만간 (fairly soon) 다시 도발 행위를 강행해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국방과 안보 분야의 대표적인 기관으로 평가받는 ‘랜드연구소’의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모두 사거리가 단, 중거리급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사거리 상 남한과 일본을 겨냥해 위기 지수를 높이면서도 미국은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미국과 일본, 한국 간 동맹에 금이 가게 하겠다는 게 북한의 계산"이라고 베넷 박사는 분석했다.

베넷 박사는 "이런 점에서 궁극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미국이 별도의 억지 전략(deterrent strategy)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