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작권의 한국군 전환과 맞물려 큰 파란 예상

배럭 후세인 오바마 제44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 .huffingtonpost.com “2012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대통령 선거가 동시에 실시될 것이며, 특히 2012년 한국 대선은 유례없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좌우 대결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예정대로라면 이 해에 전작권이 우리의 단독행사로 전환될 것이며, 이로써 한국 방위도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허남성 국방대 명예교수, 격월간 군사저널 7·8월호 기고문) 오바마의 당선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적대 국가 지도자들과 조건 없는 대화를 하겠다고 선언하며 대북정책 수단에서 압박에 중점을 두는 공화당과는 다른 정책을 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오바마 당선인은 북핵 문제와 관련, 6자 회담을 보완하면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미북 양자대화식 해법을 추진하는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과 오바마 차기정부의 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부 대북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제는 미국과 북한의 직접대화가 김정일 정권의 반발로 실패했을 경우, 그리고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과 이에 따른 북한의 체제변동 상황이 발생했을 때 친중(親中) 성향의 오바마 행정부가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파괴무기(WMD)의 처리를 위해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것이라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美공화·민주 양당 ‘북핵 확산’ 가능성에 주목 WMD 처리를 위한 미국의 대북개입은 ▲WMD의 외부유출을 막기 위해 육·해·공(陸·海·空) 수송로를 봉쇄(containment)하고 검색(inspection)하는 방안 ▲핵(核)무기 의심시설을 공습해 완전히 파괴(destruction)하는 방안 ▲특수부대를 투입해 핵(核)보관시설을 장악하고 설비·인원을 접수(control-taking)하는 방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미국의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북핵문제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걱정거리는 북한 핵무기와 핵물질이 불량국가나 테러단체등으로 확산되는 경우다.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 브레인인 커트 캠벨·마이클 오핸런의 공저 ‘하드파워’에도 북한문제의 핵심을 핵무기 확산 가능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서 민주당은 계산은 다음과 같다. 북한 군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을 안정화시키면서 핵무기만 솎아내는 것이다. 북한을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두더라도 한국과의 경제적 동맹만 유지하면 한반도가 ‘태평양을 겨냥하는 중국의 칼날’이 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 이 같은 민주당의 대북전략은 좋게 말해 ‘현상유지’ 나쁘게 말해 ‘영구분단’을 의미한다. 위험스런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로드맵’ 이런 가운데 국가안보전략연구소(국정원 산하 연구소)의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랭크 자누지 오바마 진영 한반도 정책팀장의 말을 빌려 2012년 상반기를 목표년도로 해서 오바마가 ‘북핵폐기·미북수교·종전선언·한반도 평화체제’를 달성한다는 ‘오바마 대북로드맵’을 공개하며, 이명박 정부의 조속한 대북정책변화를 주장했다. 조 연구실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오바마는 2009년 ‘외교대표부’ 설치 및 6자간 한반도 평화체제논의→ ‘2010년 미북정상회담’과 ‘3자(미·북·중) 혹은 4자(남·북·미·중)간 종전회담’ 진행→ ‘2012년 미북수교’와 ‘종전선언’ 완료라는 대북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것.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2009년에 북한과 미국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보다 높은 단계의 외교공관, 이른바 ‘외교대표부’를 설치, 북핵문제에 대한 협상을 전개하고 년 내 미 국무장관이 방북, 오바마의 방북과 미북정상회담을 준비하게 될 전망이다. 이듬해인 ‘2010년, 북한의 초청’ 형식으로 오바마가 방북, 김정일과 ‘미북정상회담’을 갖고, ‘미북수교’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한다. (2008년 11월2일자 폴리뉴스 인용) 이와 동시에 6자(남·북·미·일·중·러)외무장관회담에서 2009년 봄부터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 2010년에는 정전협정 당사자들인 미·북·중 간에 ‘미북정상회담’을 포함한 다양한 쌍무회담과 다자회담을 갖고 정전상태를 끝낼 ‘종전선언’ 문제를 협의하게 된다. 오바마 정책 브레인, 한반도 ‘평화체제’ 언급 이 모든 과정의 종착점은 2012년 상반기가 되며, 이때까지 오바마 행정부는 ‘미북수교’와 ‘종전선언’,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을 완료, 재선을 위한 외교적 업적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오바마 정책 브레인인 마이클 오핸런(美 외교관계협의회 회원)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 “‘평화협정’은 그걸 요구하는 북한에 대해서도 태도변화를 요구하는 압력이 되기 때문에 평화협정 구상은 ‘합리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오핸런 박사는 “북한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되면 핵무기와 화학무기를 가질 수 없게 되고, 국내총생산의 30%를 국방비에 충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평화협정 논의를 통해 미국은 한반도에 평화를 원하고, 긴장완화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이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북핵 과정 해결의 또 다른 조치로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굳이 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논의를 미룰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평화체제 연계 주한미군 철수론 등장할 수도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출신의 켄 퀴노네스(오바마 대북정책 지지자) 박사도 최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과 별도의 협상을 통해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오히려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관련 당사국들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현실주의 계열 학자로 알려진 퀴노네스는 지난 98년 1월 외교관계협의회(CFR) 코리아 특별연구반에 제출한 논문을 통해 “미국은 냉전의 유물로 남겨진 UN사령부와 군사정전위원회를 해체해야 하며 북한이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위한 타당한 조건을 마련한다면,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정일 정권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제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1983년 발행한 ‘백과전서’에는 정의된 평화협정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평화협정은 쌍방이 서로 상대방을 침범하지 않고, 무력증강과 군비경쟁을 그만두며 미국은 조선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통일을 방해하지 않으며, 남조선을 강점(强占)하고 있는 미군을 철거(撤去)시키는 것이다. 미군이 철거한 다음 조선은 그 어떤 다른 나라의 군사기지나 작전기지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내용으로 하고 있다.”(이하 생략) 북한 전략, 평화체제-주한미군철수-고려연방제 남한에서 평화체제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평통사·범민련남측본부 등 좌파단체 역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적인 문제는 주한미군 철수에 달렸다(2008년 1월 15일 제100차 반미연대집회)”, “국보법 철폐,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을 더 없이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평통사 홍근수 대표 논설집 中)”는 등 김정일 정권에 동조해 왔다. 따라서 북한과 국내 친북단체들이 주장하는 ‘평화체제’는 ‘주한미군철수’ 이후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인 ‘고려연방제’를 관철시키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은 그동안 시기와 정세의 변화에 따라 ‘연방제’의 의미를 여러 차례 수정해왔으며, 공식적인 통일방안으로 지난 1980년 10월 10일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고려연방제)을 제시하고 있다. 고려연방제는 통일의 원칙으로 △자주(주한미군철수), △평화(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민족대단결(남한 내 공산주의 활동보장)의 3개항을 제시, 남한에서 이른바 ‘자주적 민주정권’ 즉, 연공(공산)정권 수립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미북 양자 접촉을 강조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만에 하나 주한미군 문제로 김정일 정권의 반발에 부딪힐 경우 미국은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압박 정책으로 돌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관련, 전성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체결한 ‘제네바 기본합의문’이 파기됨으로써 민주당 인사 가운데는 북한에게 더 이상 속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한 뒤, 따라서 미북 직접대화의 격을 높이되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한에 가해질 경제·외교적 압박수단도 함께 강구 될 것으로 전망했다. 美민주당, 북핵폐기 실패시 대북압박 전환 전 연구위원은 특히 “북한 정권이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크게 고무되어 있을 것이다. 북한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 오바마 진영의 유연한 입장을 역이용해 인도·파키스탄 같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처한 동북아는 인도·파키스탄이 있는 서남아시아와는 다르다. 북한과 미국은 아직도 전쟁당사국이다.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전쟁 당사국이 핵을 갖도록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얼마나 인내심을 보이는가 하는 점이다.” 전 연구위원은 “(민주당은) 협상에 의한 북핵 폐기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그 순간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강력한 압박이 북한 정권에게 가해질 가능성이 많다”면서 “94년 영변 핵시설을 공격하려 했던 빌 클린턴, 2004년 대선에서 협상으로 안 되면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천명한 존 케리가 모두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