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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거듭된 부인에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운(26)이 이달 중순 비밀리에 방중(訪中)했다는 보도가 또다시 나왔다.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지난 18일 일본 아사히신문의 김정운 방중 보도에 대해, “007 소설 같은 얘기”라며 강력하게 부인했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군사·정보·외교계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운이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1주일간 고위 군사방문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고 1면 톱기사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번 방문은 김정운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서 외교 경험을 쌓도록 하고, 동시에 맹방인 중국에 순조롭게 권력 이양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김정운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만났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만난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FT는 “김정운이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직접 만나기에는 아직 어려”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장성택 국방위원이 그와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운 일행은 베이징 방문을 마친 뒤 2006년 김정일의 방중 때와 동일하게 광저우(廣州)~상하이(上海)~다롄(大連) 코스를 거쳐 항공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FT의 보도 내용은 지난 16일 아사히신문 보도와 방문 시점과 맥락이 비슷하다. 아사히 신문은 김정운이 10일 전후에 방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만났다는 중국 고위층 중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빠졌고, 동행한 인물도 형인 김정남이 아니라 조명록과 장성택으로 바뀌었다.
중국 외교부는 강도 높게 이를 부인해왔다.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자민당 고위층을 만난 자리에서도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차관)도 “김정운은 한 번도 중국에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속 김정운의 방중설이 보도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5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선 외신기자와 친 대변인 간에 이 문제를 둘러싼 날카로운 설전이 벌어져 친 대변인 입에서 “(내 말을) 믿고 안 믿고는 본인이 선택할 일”이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일각에선 중국 외교부가 거짓말을 했거나 워낙 비밀리에 이뤄져 관련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의 대북 외교는 주로 공산당 대외연락부를 통해 이뤄진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현재로서는 ‘김정운 방중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중국 당국의 입장이 워낙 확고하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최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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