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최근 보도에서 마지막이 임박한 김정일의 심정을 암시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해 주목되고 있다.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연면수여, 위대한 그 업적 길이 전하라!’ 제하 보도기사에서 김정일이 최근 북한의 ‘혁명전적지’가 소재한 연사지구를 찾아 생모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연사지구는 북한이 김일성, 김정숙의 항일투쟁 무대였다고 주장하는 지역으로서, 신문에 따르면 김일성의 진출 통로를 개척하기 위해 특히 김정일의 생모인 김정숙이 많은 활동을 한 곳이다.
 
김정일의 이번 방문은 김정숙이 1939년 6월 28일 이곳에서 ‘조국광복회 연사지구위원회’와 ‘연사지구 당위원회’를 결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연사지구를 찾은 김정일이 ‘수십 년 전 사랑하는 어머니의 그날의 모습을 그려보는 듯’ 오랫동안 건물마당에 서 있는가 하면 ‘어머니에 대한 옛 추억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름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어머니의 손길이 미쳤을지도 모를’ 귀틀집 벽을 두드려보면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다가 ‘사랑하는 어머니의 체취가 뜨겁게 깃들어있는’ 귀틀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1917년 12월 24일 출생한 김정숙은 김정일이 8살 때이던 1949년 9월 22일 출산 중 난산이 원인이 되어 평양에서 사망했으며, 김정일은 그 때부터 지독한 ‘마더 콤플렉스’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이 생모의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시를 찾아 그를 찬양한 예는 많지만 이처럼 연사지구를 찾아 애절한 감정을 토로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작년 최고 두 차례 뇌졸중 발병을 일으킨 김정일은 근래 수척한 모습으로 나타나 국제사회의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으며,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일의 수명이 앞으로 5년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그의 심정 토로가 임박한 마지막 순간 때문일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신문은 보도에서 소위 ‘만경대 가문’의 업적을 칭송하며 이들 가문의 혈통세습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듯한 태도를 나타냈다.
 
신문은 “위대한 역사는 계승하면 빛난다”며 “사회주의 위업의 계승은 혁명을 개척한 수령(김일성)에 의해 개척되고 이룩된 불멸의 사상과 영도, 업적의 위대한 계승”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정일의 말을 인용해 “수령님이 항일혁명 투쟁시기 창조한 혁명전통은 우리 당과 혁명의 억센 뿌리로서 이 주체의 혈통이 대를 이어 굳건히 계승 발전되고 있기에 혁명이 승승장구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가는 길은 철두철미 수령님의 위업계승의 길”이라고 단언했다.
 
신문은 연사지구에 대해서도 “오늘도 성스러운 역사가 어떻게 계승되는가를 전하는 역사의 증견자”라며 “전통과 계승으로 전진하는 김일성, 김정일의 위업은 사회주의 강성諭?건설역사와 더불어 무궁토록 번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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