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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입사해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일했습니다. 북한에 두고 온 처자식을 데려오려고요. 지난 1년간 여기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아내와 두 딸을 지난달 한국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19일 오후 3시30분쯤 경기도 파주시 야동동 ‘메자닌아이팩’ 공장. 생산직 전원이 탈북자로 구성된 국내 첫 사회적 기업이다. 탈북자 엄덕철(44)씨가 눈시울을 붉히며 사연을 털어놓자, 눈매가 깊고 백발이 성성한 외국인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그는 빈민 자활을 돕기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운동을 전개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69)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다. 유누스 총재는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 초청으로 17일 서울에 왔다.
이날 방문은 유누스 총재가 먼저 “메자닌아이팩 성공 사례를 들었다”며 “공장을 직접 보고 싶다”고 요청해 이루어졌다. 작년 5월 열매나눔재단이 세운 이 회사는 지난 3월 창업 10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본지 5월 5일자 보도>.
유누스 총재는 “지난 2007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열매나눔재단에서 이 공장 설립 계획을 듣고 성공할지 반신반의했다”며 공장 운영 전반에 대해 꼼꼼히 물었다. 그는 흐뭇한 얼굴로 “작은 씨앗을 키우면 곳곳에 나무가 자라게 된다”며 “탈북자 30여명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이 성공했다면 더 큰 규모의 사회적 기업들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07년 북한을 탈출한 조모(38)씨는 “그간 열심히 일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열매나눔재단 김부열(31) 연구위원은 “유누스 총재가 돌아가는 차 안에서 ‘방글라데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기업 모델인 것 같다’고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유누스 총재는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늦게 출국했다.
출처: 조선일보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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