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급(級)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이 옮겨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발사대에 최근 대형 거치대가 설치되고 미사일 조립건물 보강공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1·2차 핵실험이 실시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에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등 3차 핵실험 준비 움직임을 보여 한·미 정보당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ICBM급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3차 핵실험 등 또다시 강수(强手)를 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 탄두로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책연구소장의 평가가 나왔다. 각종 무기개발을 총괄하는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박창규 소장은 15일 한나라당 북핵도발·대책특위가 개최한 회의에서 “북한이 스커드와 노동, 대포동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무기 소형화가 가능해진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한미 당국의 공식적인 판단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15일 “북한이 지난 2, 3개월간 벌여온 발사대의 대형 거치대 설치작업이 최근 완료돼 발사대의 준비작업은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미사일 발사 후 추적 작업에 필수적인 레이더 등의 설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미사일도 발사대에 장착되지 않은 상태여서 발사가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거치대는 미사일에 전원이나 연료를 공급하는 케이블을 연결하고 사람이 미사일을 점검하는 데 활용되는 장치다. 전문가들이 위성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동창리 시험장의 수직 발사대는 지금까지 알려진 30여보다 훨씬 큰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대포동1·2호 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던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시험장의 발사대 높이는 32였다. 동창리 시험장의 전체 크기도 지금까지 무수단리의 2배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오는 7월 미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미사일을 발사할지, 아니면 필수시설 미비로 당분간 발사가 어려울지 전문가들 사이에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반발해 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국내외 전문가들과 언론에 의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풍계리 등 2~3곳을 3차 핵실험 가능지역으로 보고 집중 감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는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이 실시됐던 풍계리 만탑산 동쪽 갱도 지역이 가장 유력한 후보 지역이다.

한편 15일 한나라당 북핵도발·대책특위가 개최한 회의에 참석한 박창규 국방과학연구소장은 “북한이 플루토늄 2㎏(4kt급)으로 2차 핵실험을 하고 40㎏가량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2㎏짜리 소형 핵탄두 20개 정도를 보관할 수 있다”며 북한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에 가깝다고 평가했다고 참석 의원들이 전했다.

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박 소장이 소형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근거로 평가했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전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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