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영국의 정책은 비판적 포용정책이었다"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야 한다"
29일 국가인권위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인 식과 과제' 국제 심포지움에서 현재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는 영국이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립에 대해 따끔한 경고의 일침을 가했다.
이 날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시각 그리고 도전'이라는 발제문으로 발표에 나선 아드리안 존스(Adrian Jones) 영국대사관 정치참사관은 "그 동안 영국은 북한에게 몇 가지 지원을 했지만 북한 정권이 인권을 포함한 국제 기준을 기꺼이 준수한다고 확신이 들 때 비로소 양 측의 이익은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존스 참사관은 "어떤 면에서 일반 북한 주민의 삶은 거의 작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다"며 북한과 관련해 국제사회, 국가, 국제기구에 제기되는 과제로 ▲북한 주민의 인권과 복지가 국제 의제로서 유지되고 다른 의제로 인해 최소화되거나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함과 ▲북한이 실질적인 변화를 달성토록 해야 함을 제기했다.
그는 이 날 "금년 11월에 유럽연합(EU)은 북한 인권에 대한 유엔총회 결의를 지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영국은 이를 기인하는데 지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체제 훼손이 아닌 북한 주민에 대한 진정한 걱정때문에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결의 채택 상황을 보면 아프가니스탄, 아르헨티나, 가나, 일본, 카자흐스탄, 유럽연합, 스리랑카 등 101개 국가들이 찬성표를 던졌는데 이는 (북한)인권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사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작년에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유엔인권위 3월 회의에서 박인국 주 유엔대사를 통해 북측이 인권개선 조치를 취할 것을 북한 정권에 요구하는 등 북한 인권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낸 뒤 "서울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도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또 인권위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에서는 북한인권 문제에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해야 했다"며 "그러나 이명박 정부 하에서는 더 자유로운 입장에 있다고 본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 24~26일 서울에서 여린 북한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제5차 총회에 한국 국회의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두 명의 영국 국회의원도 참석했음을 상기한 뒤 "북한의 인권 현황을 검증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립하는 계획을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
하지만 존스 참사관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정확하고 사실적인 정보의 필요성과 정확한 정보의 부재로 인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북한 내부의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증명될 수 없는 사실에 의지하곤 한다"며 "만약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정보가 사후에 거짓으로, 또 오래된 정보거나 사실 확인이 아닌 정보라고 밝혀지면 우리의 노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물론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우리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정확한 사실에 기초한 주장은 특히 북한의 인권 남용에 대해 고발하는 시민단체(NGO)에게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존스 참사관은 이 날 발표 도중 "지금 북한의 전체적인 인권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인권과 관련된 영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우리는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를 유럽연합과 유엔뿐만 아니라 북한 주재 영국대사관,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을 통해 북한 정권에 제기하고 있다"며 "또한 영국과 중국 간에, 유럽연합과 중국 간의 인권협의에서도 볼 수 있듯 관련국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0년 11월 유럽연합은 북한에 대한 행동노선을 채택했는데 이는 북한 정권이 유럽연합의 관계, 유럽연합 가입국들과의 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의미했다"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북측 의 협조, 대량살상무기 확산 금지, 인권 현실의 개선, 북한 현지에서의 NGO의 활동 보장, 외부로부 터의 지원에 대한 북한 주민의 접근 보장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북한의 현실이 폭로되고 북한 정권이 비난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이 국제관례, 조언, 지원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UN기구와 협력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도 부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스 참사관은 그 실례로 다양한 과제를 제시했는데 탈북자 인신매매와 관련해 "중국 국경에서의 여성 매매의 지속도 또 다른 문제"라며 "북한 정권은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규약 아래 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이들 여성 문제에 있어 희생자 중심의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그는 "북한 정권이 금년에 유엔어린이권리협약의 의무이행에 대한 5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과 세계식량계획(WFP) 및 국제기부자와의 합의, 북한식량배급 감시요원의 전례 없는 접근 허용 조치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며 북핵 검증서와 마찬가지로 거짓이거나 생색내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이들 조치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중국 정부와 관련해 "한국은 탈북자의 곤경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도모해야 하고 탈북자를 사회에 통합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과 인권보호 및 중국에서 출생하는 탈북 2세대들을 위해 국제사회는 중국에서의 탈북자의 지위 규정 등을 꾸준히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특히 한국 정부에 대해 "제3국에 체류중인 수만 명의 탈북자들을 받아들일 능력을 키우고 이들이 차세대 북한의 리더와 기업가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잠재적 망명자들에게 유엔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UNHCR)의 지원과 함께 사적인 인터뷰 기회와 가능한 선택지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존스 참사관은 "우리는 북한이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을 (언제든) 환영한다"며 "그리고 다른 나라에 의해 만들어진 권고를 수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기준을 따르는 것은 주권 양도의 문제가 아니라 자국의 이익에 필요한 사항들"이라 강조하며 "우리는 국제 기준에 순응하는 나라는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정치적으로 안정되며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 정권에 설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존스 참사관은 이 날 한국에 입국한 사실을 숨긴 채 영국에 망명했다가 추방 조치된 일부 탈북자들에 대해 "작년에 한국 여권으로 영국 또는 다른 국가를 방문해 망명을 신청한 새터민들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며 "하지만 일부 탈북자들의 이러한 태도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뒤 "영국 정부는 이같은 난민 사례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과 영국은 지난 2000년 12월에 수교를 맺었으며, 런던과 평양에 각각 대사관을 두고 있다. 유럽연합과는 2001년 5월에 수교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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