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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강 상공에서 바라본 평양 시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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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정권이 한국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참여를 두고 ‘정전협정 무력화’를 주장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 달 전 남북 군 당국 사이에 오고 갔던 수도권 설전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서울이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50km 안팎에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라”는 북한군 총참모부의 협박이 나오자 이틀 뒤 이상희 국방장관은 “우리가 보면 평양도 군사분계선에서 150km밖에 안 떨어져 있다”고 맞받아쳤다.
전시(戰時)상황이 아닌 이상 실제로 남북이 서로의 수도를 공격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어떻게 보면 수도가 서로에게 그만큼 중요한 곳임을 시사한 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군사분계선에서 150km 거리에 있는 평양 시내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본 지(誌)가 최근 현지 정보원으로부터 입수한 평양 지도에 따르면 김정일의 근무지인 ‘1호 청사’ 등 북한정권의 중추시설들은 모두 대동강변 서쪽과 맞닿아 있고 평양의 중심에 위치한 중구역에 소재하고 있다.
평양은 중구역을 비롯해 형제산구역, 서성구역, 대성구역, 모란봉구역, 보통강구역, 대동강구역, 만경대구역, 평천구역, 선교구역, 동대원구역, 사동구역, 역포구역, 낙랑구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양 북동쪽의 대성구역에는 김일성의 미이라가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과 중앙동물원 및 중앙식물원이, 중구역 동북쪽과 맞닿은 모란봉구역에는 김일성종합대와 김일성경기장 및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학대극’ 아리랑 공연이 열리는 5.1경기장이 소재하고 있다.
그리고 중구역 서북쪽과 맞닿은 보통강구역에는 북한이 6.25 전쟁에서의 승리를 주장하며 자축하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과 체제선전용 종교시설인 봉수교회가, 중구역 서쪽과 맞닿은 만경대구역에는 수영관 등 각종 스포츠 시설과 북한이 김일성의 생가라 주장하고 있는 만경대고향집 및 체제선전용 칠골교회가 소재하고 있다.
또 중구역 남쪽과 맞닿은 평천구역 남동쪽 양각도에는 양각도경기장과 양각도호텔이, 중구역 동쪽의 동대원구역에는 주체사상탑과 적십자종합병원이, 동대원구역 남쪽과 맞닿은 선교구역에는 이름과 마찬가지로 체제선전용 종교시설인 장충성당이 소재하고 있다.
중구역은 김정일의 근무지가 위치하고 있는 만큼 각종 대형 시설들이 밀집해있다.
중구역 남쪽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과 당(黨)창건사적관이, 중심과 동쪽에는 김일성광장과 인민대학습당이, 북쪽에는 혁명박물관과 천리마 동상 등이 소재하고 있다. 평양 최고의 번화가인 만수대거리와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과 청류관 등 대형 식당들도 모두 중구역에 있다.
지도는 다만 1호 청사 등 정권과 관련된 민감한 시설들의 위치는 게재하지 않았다.
‘혁명의 수도’라는 평양도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을 반영하듯 남쪽으로 가면 큰 건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대동강을 사이에 두고 ‘충성의 다리’로 평천구역과 연결된 낙랑구역에 그나마 3대헌장기념탑과 평양단고기(개고기)집이 있는 정도이다.
북한 현지 소식통은 “평양도 요즘 사정이 크게 어려운 것으로 안다”며 “(보일러를 작동하기 위한) 기름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구역을 중심으로 하는 모란봉구역과 평천구역 등 평양 중심지역의 특징은 동서남북 거의 모두가 강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동쪽과 남쪽으로는 대동강을, 서쪽과 북쪽으로는 보통강을 끼고 있는 이 지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십여 개의 다리를 건너야만 한다.
우선 유사시 우리 육군이 제일 먼저 진입하게 될 남쪽으로는 충성의 다리를, 남동쪽으로는 양각도를 중간에 끼고 있으며 철도와 나란히 있는 양각 다리를, 동쪽으로는 대동교와 옥류교 및 능라도를 중간에 끼고 있는 능라 다리와 청류 다리를 건너야한다.
평양의 중심 지역은 이 외에도 서쪽과 북쪽으로도 각각 길고 짧은 5개의 다리를 건너야만 하는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이다.
유사시 북한군이 이들 다리를 폭파해 끊는다면 우리 군은 도강을 위해 막대한 시간과 희생을 감수해야하며, 또 진입이 늦어지게 됨에 따라 북한 수뇌부가 북쪽 육로를 통해 도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게 된다.
비록 보통강이 끝나는 모란봉구역 북쪽 김일성종합대 인근 지역에 보통강과 대동강 사이의 육로가 단 한 개 있기는 하지만 우리 군이 평양 외곽을 거쳐 북쪽으로 이동하는 사이 김정일이 도주한 후 모든 도로를 폭파 봉쇄한다면 진입이 불가능하게 된다.
설사 우리 군이 항공기 공수 낙하를 통해 신속하게 병력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밀집력을 자랑하는 평양 외곽 대공진지 포격에 의해 피해가 발생한다.
지상에 내려온 생존 병력이 진군에 성공한다 해도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육로를 거쳐 중구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모란봉구역의 중심에 위치한 개선문을 지나야 하는데 개선문은 모란봉거리와 개선거리 등 구역 내 거의 모든 도로가 연결되어 있고 특히 바로 옆에 무려 10만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김일성경기장이 소재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기 위해서는 김일성경기장 및 사방의 도로에서 쏟아져 나오는 북한군과 매설된 지뢰 등으로부터 크나큰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지도에 의해 파악된 평양, 특히 중구역을 비롯한 중심 지역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평양을 수도로 지정하고 중구역을 은신처로 선택한 것도 모두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현대전(戰)에서 공중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결국 주석궁과 1호 청사에서 태극기를 게양하는 역할은 육군에 주어진다. 게다가 평양에는 유사시 모든 형태의 공습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지하 100미터 깊이의 지하철 갱도가 있다. 육군의 비중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물론 우리 군 당국이 면밀한 작전을 수립해 유사시 자유통일을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장병들의 막대한 희생을 토대로 하는 승리는 완벽한 승리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평양의 지도는 많은 점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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