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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Clinton) 미 국무장관은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Lavrov)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의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9년 전 매들린 올브라이트(Albright) 당시 국무장관을 평양에 보내 북한을 상대했는데 최근 북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본인이 방북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클린턴 장관은 이에 대해 “그것은 세르게이(라브로프 장관의 이름)가 북한에서 한 일이다. 그는 나의 (평양) 출장을 추진했지만 나는 북한에 갈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금도 주저함이 없었다. 클린턴 장관은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해 스티븐 보즈워스(Bosworth)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이 지역에 파견 중”이라며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인내가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미국 외교의 사령탑인 클린턴 장관이 최근 북한이 취하고 적대적 태도에 대해 불쾌해하며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숨기지 않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달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의회에 출석하거나 기자회견을 하면서 본인이 먼저 북한 문제를 언급하진 않았다. 대신 북한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북한의 오락가락 하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하원 청문회)”, “북한은 더욱더 깊은 무덤을 국제사회에서 파고 있다(상원 청문회)”라고 직설적인 언급을 하고 있다. 외교의 특성인 ‘모호성(ambiguity)’ 있는 발언을 통해 다른 가능성을 남겨두기보다는 명백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워싱턴 DC의 외교소식통은 “클린턴 장관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추구하겠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는데도 북한이 적대적으로 나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쾌해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류가 최근 그의 발언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는 7일 대북 에너지 지원용으로 책정된 예산 9500만달러와 핵 시설 불능화에 필요한 3450만달러 등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세출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미국 여기자들을 억류 중인 것을 이유로 이를 삭감하면서,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고 6자회담의 합의사항을 준수하면 삭감한 예산을 복원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조선일보 이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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