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올 들어 잇단 대남 강경 성명을 발표하며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백령도·연평도 인근 등 서해 북부지역에서 해안포를 비롯한 각종 포 사격과 전투기 훈련 횟수를 지난해에 비해 2~6배가량 늘린 것으로 8일 밝혀졌다. 북한 경비정이 2~3월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세 차례나 침범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해병대 등 군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1월 17일 ‘전면 대결태세 진입’ 성명을 발표한 뒤 서북 지역의 해안과 섬에 배치된 구경 76.2㎜ 및 130mm 해안포, 152mm 곡사포 등의 실사격 훈련을 강화했다. 연평도 오른쪽 북쪽의 대수압도 인근에서는 올 들어 현재까지 19회에 걸쳐 1000여 발의 포사격 훈련을 했으며, 포탄이 해상에 떨어지면서 생겨난 대형 물기둥도 관측됐다고 해병대 관계자는 전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해안포 사격훈련이 최대 2배가량 늘었고 대부분 갱도 밖으로 노출돼 있어 언제든지 사격할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군 관계자들은 1월부터 현재까지 북한 공군 전투기들의 훈련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가량 늘어난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황해도 과일 비행장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은 1월 17일 이후 지금까지 우리 군이 백령도에서 북한 쪽으로 64km 상공에 설정한 가상선(假想線)인 전술조치선을 1087회나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투기가 이 전술조치선을 넘게 되면 3~4분 내에 백령도 상공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전술조치선을 넘는 순간 우리 전투기들은 긴급 출동을 하고, 백령도에 있는 해병대 발칸포와 휴대용 지대공(地對空) 미사일인 미스트랄 진지에도 비상이 걸린다. 백령도에 있는 해병대 6여단 발칸포진지 소속 이정하(25) 하사는 “북 전투기의 출격으로 매일 1차례 이상 비상이 걸린다”며 “북한의 공중 도발에 대비해 매일 6시간 이상 훈련을 한다”고 했다.

지난달 21일엔 황해도 태탄 비행장을 이륙한 북한 전투기 4대가 전술조치선을 넘어 해주까지 비행한 뒤 복귀, 우리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엔 북한군 화력지원정 1척이 장산곶 앞바다에 나타나 우리 고속정 2척이 긴급 출동해 대응 기동을 하기도 했다.

올해 초 사라졌다가 지난달 말 이후 연평도 인근에 다시 나타난 중국 어선들도 군 당국의 골칫거리다. 연평도에서 불과 2.8㎞ 떨어진 북한 섬 석도 인근을 비롯, 100여척의 중국 어선들이 ‘오성홍기’를 달고 NLL을 넘나들며 조업을 하고 있었다.

출처: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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