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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일 이틀간 북한을 방문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Lavrov)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러시아(구소련 포함) 외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해 최고 지도자를 면담하지 못한 경우는 지난 1990년 9월 에드아르드 세바르드나제 당시 소련 외무장관이 한·소 수교방침을 통보하기 위해 방북했다가 김일성 주석과의 면담을 거부당한 것을 제외하곤 이번이 처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24일 오후 서울에 도착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 면담을 우리가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 면담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여 면담 불발은 북측의 거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의 면담을 거부한 것은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의장성명에 찬성한 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해 “제재는 비건설적”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와 과제는 6자회담을 추진하는 것이고 관련국들이 자기 의무를 실현해야 하는 데 있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평양에서 (북한측 인사들과) 면담할 때 러시아의 지원으로 북한의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며 “러시아는 우주의 평화적인 이용에 관한 프로젝트를 한국 등 여러 나라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북한측도 앞으로 우리 제안을 검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출처: 조선일보 임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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