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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군 검찰이 평일 골프를 한 군의관 21명을 구속한 데 이어 전군(全軍) 간부를 대상으로 일제 조사를 벌이고 있다. 2006년 4월 이후 전국 32개 군 골프장에서 평일 골프를 한 육·해·공군 간부 명단을 추렸더니 1만명이나 됐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이들에게 왜 평일 골프를 했는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부사관 이상 전군 간부가 10만여명이니 열명 중 한명이 조사 대상이다.
북한이 로켓을 오늘 발사하느냐 내일 발사하느냐 하는 비상(非常)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군은 북한 로켓이 발사되면 대북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을 현재 3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비상대기 태세에 들어간다. 이 판에 군이 ‘골프 소란’ 속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으니 국민이 발 뻗고 잘 수가 없다.
평일 골프 1만명 중 상당수는 휴가나 전투 휴무일, 부대창설 기념일 같은 공식 휴일에 군 골프장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군인은 비상시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정위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인처럼 원거리 등산을 즐긴다든지 위수(衛戍) 구역을 벗어나 여가활동을 즐기기 어렵다.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하는 것을 이상한 눈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평일 근무 시간에 자기 위치를 벗어나 골프를 했다면 그건 군기(軍紀) 차원에서 엄중히 추궁해야 할 문제다. 그렇다고 개개인의 사정과 정황을 따지지 않고 일벌백계로 처벌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국방부는 군의 이제까지 관행을 충분히 감안해 처벌할 사안과 경고할 사안을 확실히 구분해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군의 최고위 지휘관들부터 솔선해 군의 기강을 가다듬어야 이런 황당한 소란이 군에서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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