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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대 이남주 교수가 '북핵을 비판하지 않는 진보'의 맹점을 비판했다. 나는 이남주 교수를 모른다. 그의 이념적 스펙트럼, 그의 정치적 행보, 그가 속한 진영도 모른다. 그러나 이 교수가 말한 '북핵 비판 없는 진보'의 맴점이란 문제제기만은 그런 것과 상관 없이 할 말을 제대로 한 것이다.
배신자, 변절자라는 말이 관운장의 쌍룡언월도처럼 번뜩이는 그쪽 세상에서 극좌파의 숙청공갈을 각오하고서 한 말이라면 더욱 돋보이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말했다. "통일 이전이라도 남쪽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드려고 하는 노력을 무가치하게만 볼 수는 없다"
일부 극좌 광신파는 남쪽은 미제의 식민지이기때문에 그 체제를 그대로 놔둔 채 남쪽을 좋은 세상으로 만들자고 하는 것은 넌센스, 수정주의, 혁명적 원칙에 대한 배신, '식민지=필연적 몰락'의 철칙을 모독하는 반혁명적 변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남주 교수는 그런 시대착오적인 편향과 미신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이른바 '자칭 진보'에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취지를 피력한 것 같다.
최근, 일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그 민주주의 체제를 존중하면서 진보를 추구하겠다"는 그룹이 출현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이남주 교수 같은 솔직한 자성론이 나오는 것은 자유민주 진영으로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확실하게 변모해 달라"며 주시해볼 만한 추세라 할 것이다.
진보도 보수와 더불어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하는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보는 그 동안 남한 좌파 진영의 이념지형과 운동지형에서 완전히 소멸했었다.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그런 유파의 일부 인사들의 일련의 '극좌 비판'과 자성론이 진정성을 더해 간다면, 그것은 한국의 다원민주주의의 진일보를 위해 자신들이 서있는 자리에서 일조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소수의 이성적인 그룹이 과연 저 광란의 촛불현상과 '전철련 현상, 시너 부대와 쇠파이프 부대, 광우병 광신도들의 무정부주의적 민중집접 행동과 콤뮨주의를 이겨낼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류근일(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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