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기문 전(前) UN 사무총장이 2월1일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대세론을 꺾지 못한 채 중도 하차한 것이다. 이날 선언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출마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론되는 차기 대선 후보 모두 진보·좌파 진영의 이익을 대변하고, 보수·우파 진영을 대변할 뚜렷한 인물이 없는 탓이다.

2. 문재인 대(對) 황교안 구도는 단순한 진영 논리를 넘어선, 대한민국 70년 가치(價値)와 미래 비전에 대한 근원적 갈등을 안고 있다. 문 前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차별금지법 제정에 우호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황 대행은 헌법재판소가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주체사상 정당’으로 판단하여 해산시킨 통합진보당 해산의 주역이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동성애 확산에 대한 문제의식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3. 문 前대표와 황 대행은 사드 배치 관련, 반대와 찬성으로 입장이 극명히 갈린다. 사드 배치 반대는 주한미군 철수의 논리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핵무기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둔 상태다. 미국이 사드라는 초보적 안전망 없이 주한미군을 주둔할 리 없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차기 대통령 선택이 사드는 물론 한미동맹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문 前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할 것이라 말했다. 개성공단 재개는 물론 이른바 ‘연방제 통일’도 여러 차례 주장했다. 문 前대표가 당선되면 한미동맹의 방향성은 물론 대북정책도 요동칠 것이다. 코너에 몰린 김정은 정권은 숨통을 트인다.

황 대행의 이념적 좌표는 문 前대표와 상극이다. 황 대행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트럼프 정부의 고강도 압박과 맞물려, 김정은 정권은 끝으로 갈 것이다. 헌법 제4조에 입각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이 가능해진다.

4. 선택지가 단순해졌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둘러싼 종북주의의 청산이냐 확산이냐,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동성애 저지냐 창궐이냐, 한미동맹의 계속이냐 해체냐, 김정은 정권 압박이냐 지원이냐, 자유통일이냐 연방제냐, 북한동족의 해방이냐 노예상태의 연장이냐, 대한민국이냐 반(反)대한민국이냐.

조국이 밤과 새벽의 경계에 걸렸다. 인간의 예측을 뛰어 넘는 한국 정치. 하늘이 ‘황교안’을 불러낼 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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