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한 세상을 이해할 때 '이념'이란 도구는 쉽고 편하다. 적과 동지를 나눠 적들의 말엔 절대적 불신을, 동지의 말엔 상대적 신뢰를 보내면 충분하다. 끝도 없이 터지는 사건과 사고를 어렵게 연구하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말을 나눌 친구들도 생기니 외롭지도 않다.
그러나 '이념'은 흉칙한 선입견, 맹목적 불신을 만들어 진실의 눈과 귀를 가리기도 한다. 그렇게 6.25때 바닥빨갱이에 의해 수 십만 양민이 죽었고 냉전시기 숱한 지식인이 곤욕을 치렀다. 지금 다시 '이념'의 쓰나미가 불어온다. 진영논리를 뛰어 넘는 진실과 사랑이 이념의 광풍을 이겨 낼 고귀한 피난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