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재인 대세론(大勢論). 지난해부터 차기 대권 후보 지지율 1등을 달려온 문재인 前대표는 반기문 총장을 포함한 조사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보인다. 야권 내 인물은 문재인 외에는 없다는 해석도 가능할 법 하다. 리얼미터 7월 4주차 조사에 따르면, 반기문(21.5%p) v 문재인(21.1%p)로 안철수(9.8)는 물론 오세훈(5.7), 김무성(4.2), 손학규(4.2)를 여유 있게 따돌린다.
2. 문제는 수치(數値)와 현실(現實)의 차이다. 김종인 더민주는 문재인 대세론을 비웃는다. 25일 조선일보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승리할 가능성은?) 여론조사를 얘기하는데, 이회창·이인제 경험을 해봤지 않나. 아직 1년 반 이상 남았다. 지금 높게 나오는 것은 별 의미 없다.”
“(야권에서 문재인에 필적할 인물이 나올까?) 지난 대선 때 야권 후보를 찾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노무현 주변 인물을 끌어왔다. 대통령이 될 생각도 안 한 사람(문재인)을 선거 7개월 놔두고 후보로 만들었다. 한번 대선에 출마한 사람이니까 여론조사의 앞에 나오는 것이다. 내가 더민주당에 왔을 때 그의 지지율은 10%대였다. 당이 안정되자 25%가 됐다. 그가 나오면 된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다.”
“(더민주당은 ‘3자 구도’가 돼도 집권 가능하다고 보나?) 총선에서 엉망이 될 것으로 봤으나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 이제 어떻게 확장하고, 당선 가능한 후보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10년 보수 정권에 실망했으니 유리한 환경은 맞다. 하지만 더민주당에 여전히 회의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3. 얼마 전 필자는 이렇게 썼었다.
<9월 이후 문 前대표는 바빠질 것이고 또 격(激)해질 것이다. 뭔가 확실한 뉴스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야권의 대권주자로 진보·좌파 지지층을 결집하고 박근혜 정권과 대립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만나면 자극적(刺戟的) 언동에 나설 게 확실하다.
균형감각을 잃을 수도 있다. 최근에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을 “새누리 정권의 이윤 중심, 탐욕의 나라가 만든 지상의 세월호”에 비유하며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서울시나 메피아는 언급치 않았다. 제2의 세월호 비유는 제주도 추자도 낚싯배 사고 때도 썼었다. 6·25 때는 “아직도 작전권을 미군에 맡기고 미군에 의존해야 하는 약한 군대”를 탄식했다. 핵폭탄 가진 안보의 현실은 역시 말하지 않았다.
새로 나올 책의 주요한 소재가 될지 모를 부탄이란 나라도 그렇다. 부탄의 이른바 국민행복지수 세계 1위도 사실이 아니다. 유엔의 ‘2015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가 전 세계 157개국 중 국민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로 선정됐다. 부탄 국민행복지수 1위란 주장의 출처는 부탄이다. 2007년 950명의 주민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4. 지지층을 결집한 뒤에도 상당수 ‘반대파’를 품어야 이기는 게 대선이다. 진보·좌파의 상처를 헤집고 분노만 자극할 ‘말’만으론 이른바 대세론은 불안하 형태로 기울어 갈 것이다. “지금 높게 나오는 것은 별 의미 없다”“그가 나오면 된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다”“더민주당에 여전히 회의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10%와 25%라는 수치까지 인용한 김종인 발언은 그 같은 약점을 지적한 것이다.
* 가능성을 떠나 문재인 前대표는 브렉시트·사드·美대선의 여파로 흔들리는 EU·중국·미국의 3대 시장(市場)에서 민생과 경제를 책임질 수 있을까? 북핵의 공포를 넘어 북한의 해방과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이뤄낼 수 있을까? 기적을 바라는 심정으로 조국(祖國)을 위해 부르짖고 울어야 할 때이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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