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정당’은 칭찬에 가깝다. 나라를 책임진 여당 발(發) 뉴스가 온통 음모(陰謀)와 협잡(挾雜) 소식뿐이다. 야당은 안 죽으려 혁신(革新)이니 통합(統合)이니 쇼라도 하지만 이쪽 동넨 진흙탕 싸움, 욕망의 충돌만 보인다. 살생부가 나돌더니 내부 여론조사를 바깥으로 빼돌리고 수사까지 나섰단다.
새누리당을 보노라면 ‘공천을 받아 금배지 달고 계파를 키워, 다시 공천을 받고 금배지 달고 계파를 키우는’ 세속적(世俗的)이고 정욕적(情慾的)이며 동물적(動物的)인 먹이사슬만 보인다. 안보위기·경제위기를 말하지만 국민과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아니 최소한 의무를 다하는 리더십은 야당만큼이나 보이지 않는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니 당 내에서 나오는 “자위적 핵무장 론(論)”은 그저 농담처럼 스쳐간다. 한 줌도 안 되는 여의도 데모꾼들에 질질 끌려만 다닌다.
역사(歷史)를 보면, ‘금(金)수저’ 성골집단(聖骨集團)과 필사적으로 출세한 몇몇의 수재가 연합한 기득권 세력은 언제나 교만에 빠졌다. 바닥을 친 뒤에야 약간의 변화를 꾀했다. 환골탈태(換骨奪胎)가 쉽지 않은 새누리당 역시 이번 총선에 상당한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 야권분열의 어부지리(漁父之利)로 180석 장악은커녕 현재의 153석 유지도 쉽지 않을 듯하다.
실제 최근 수도권 여론조사(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2/28-3/1)에 따르면 서울에선 새누리당 30.8%, 더민주 25.6%, 국민의당 3.7%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경기에선 새누리당 31.4%, 더민주 24.7%, 국민의당 3.4% 등이었다. 지난 연말 같은 기관 조사에서 수도권 정당 지지율이 새누리당 27.0%, 국민의당 21.1%, 더민주 18.0% 등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과 함께 더민주와 새누리당 격차가 줄었다. 수도권 관심 지역 6개에서도 새누리당은 2곳에서만 우세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짭짤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대권(大權) 구도도 요동칠 것이다. 야권이 약진하며 정권교체 분위기가 가속되고 여당의 유력한 후보인 김무성 대표도 권(圈) 외로 밀리며 오세훈, 반기문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다. 앞에 인용된 조사에 따르면, 金대표는 반기문(21.8%), 문재인(16.1%) 박원순(7.1%)에 이어 4위(6.4%)로 밀렸다. 지난 해 말 10.6% 포인트에서 한참 줄어든 수치다. 친박이 몰아 부치면 비박도 맞받아치면서 혼란이 격해질 것이다. 상대적 다수(多數)인 보수층은 불안감 속에서 또 다시 최악(最惡)을 막기 위해 차선(次善)도 아닌 차악(次惡)의 선택에 나서야 한다. 생각하기도 싫은 비참한 악순환이다.
북한 체제 붕괴로 통일의 물꼬가 터지지 않는 한, 대안 없는 비판만 일삼는 야권(野圈)과 이기와 탐욕에 젖은 여권(與圈)의 적대적 공생 속에서 경제(經濟)는 갈수록 힘들고 안보(安保)도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설령 김정은이 몰락해도 새로운 국가주도세력(國家主導勢力)이 나오지 않는 한 한국은 동북아의 난쟁이로 전락할 판이다. 기도하는 심정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국가주도세력은 야당의 운동권 속성은 물론 여당의 웰빙족 본성을 깨닫는 데서 출발한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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