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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이어) 소위 진보·좌파는 한국 사회 고단한 삶의 원인을 이른바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와 세계화(世界化)에서 찾아낸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의 진단은 이렇다.
《서양은 기존의 공동체적 관계망이 해체되며 그나마 국가복지체제나 강력한 노동조합 체제가 개별 노동자들의 삶에 보호막이 되었다. 한국은 복지국가·강한 노조 등장 전에 기존의 공동체적 관계망이 체계적으로 해체되고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와 세계화(世界化)의 파도가 거침없이 들이닥친다.(p.19.‘팔꿈치 사회’ 강수돌 著》
《결국 세계 어느 나라건 대량실업의 고통 노동력의 일회용품화(一回用品化), 20대 80 사회로의 분열, 길수록 낮아지는 노동조건, 높아지는 노동소외, 삶의 토대인 생태계의 가혹한 파괴, 민초들의 삶의 자율성 상실, 공동체 파괴, 민주주의 및 삶의 질의 파괴 등으로 몸살을 앓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사회도 빠지고 만 세계화(世界化)의 덫이다.(p.169. 上同)》
《특히 2011년엔 1월부터 터진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에서의 ‘아랍의 봄’저항운동, 여름엔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 곳곳으로 번진 ‘분노하라’ 시위 그리고 2011년 9월 뉴욕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 등 그간 잠재됐던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 모순(불평등·불공정·착취와 억압)에 대한 불만이 폭발이었다.(p.171. 上同)》
《덫에 걸린 신자유주의(新自由主義) 세계화(世界化)(···) 이윤동기와 생존경쟁이 만든 거품의 붕괴. 자본과 권력은 경기가 좋으면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겁을 주고 경기가 나쁘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겁을 준다. 사람들은 경기가 좋아도 힘들고 나빠도 힘들다. 이에 우리의 과제는 위기감이나 두려움에 기초한 선전선동의 허상을 낱낱이 벗겨내는 것이다.(p.1193~194. 上同)》
불평등·불공정·착취와 억압, 요컨대 우리네 경제적 고통의 원인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탓이란 반복된 설명이다. 독자로서 단순한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반(反)세계화 고립과 폐쇄, 신자유주의가 아닌 사회주의(社會主義)로 풍요롭고 넉넉한 삶이 가능한 것인가? 시장경제(市場經濟)란 아담과 이브 이래 계속돼 온 자생적 질서(自生的 秩序. Spontaneous Order)라는 단순한 진실을 부정하는가?
<자본주의 혜택을 누리는 이들의 자본주의 비난>
‘서재(書齋)에서 튀어나온’ 학자들의 불평불만은 외국서도 빗발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컬럼비아대 조지프 스티글리츠(사진)의 일갈(?)이다.
《만천하에 드러난 시장경제(市場經濟)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 중 하나는 갈수록 심화돼가는 불평등. 불평등은 미국의 사회적 통합과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훼손시킨다. 부유층은 갈수록 더 큰 부자가 되고 나머지 계층은 아메리칸 드림과는 거리가 먼 심각한 곤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미국에 부유층과 빈곤층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불평등은 단순히 서브프라임 위기(Subprime mortgage crisis)와 뒤이은 경기침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다. 최근 삼십 년 동안 꾸준히 심화되어 온 불평등은 이번 위기를 통해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 되었다.(p.82. 조지프 스티글리츠 ‘불평등의 대가’)》
이 유명한 석학은 시장경제를 “약자들에게 피눈물 나는 경쟁을 강요하는 승자독식구조, 기득권 만능사회”로 정의한다. 시장경제의 악질적 진화의 모습인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더욱 비난받을 대상이란 요지이다. 자본주의 혜택을 가장 잘 누려온 인물의 자본주의 비난은 사실 여부를 떠나 껄끄럽다(※ 콜럼비아대 외국인 학생의 1년 등록금은 많게는 억 대에 달한다). 이들이 말하는 해법이 미덥지 않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계속>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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