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북한의 우상화물이 잇달아 무너져 내리는 중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함경북도의 소식통이 전한 이야기 가운데 일부다.
<2014년 11월 함경북도 무산군 독소리 대형 유화작품 벽화 ‘사령부를 목숨으로 보위하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무너졌다. 이 대형 유화작품은 시멘트 벽체로 된 구조물에 부착돼 있었다.
비슷한 시각 청진시 수성천 일대에서도 30m가 넘는 대형 선전구호가 무너져 내렸다. 북한은 우상화 선전물 붕괴를 ‘남조선과 연계된 불순분자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2. 왜 무너졌나?
관리소홀(管理疏忽), 우연히 부서진 것일 수 있다. 2014년 5월 평양 평천지구 23층 고층 아파트가 붕괴하고, 또다시 10월에 락낭구역에서 건설 중이던 38층 아파트가 붕괴됐다. 이러니 30~40년 된 우상화물은 오죽하겠는가?
고의파괴(故意破壞), 누군가 부순 것일 수도 있다.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2013년 10월 말 강원도 원산시에서 ‘김일성 동상 페인트 투척’ 사건이 발생했다. 보도 내용은 이랬다.
<22일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지난 10월 말 강원도 원산시 개선동에서 한 주민이 김일성 동상에 한 주민이 페인트를 뿌리려다가 검거됐다”면서 “이 주민은 야밤을 틈타 페인트를 투척하려고 했으나 마침 순찰을 돌던 보안부에 체포됐다”고 말했다.>
2014년 3월 북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선거 당시 ‘김정은을 지지하라’는 포스터 훼손과 방화, 유권자명단 훼손 사건이 잇달아 터졌다.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보도에 따르면, 사건 발생 장소는 함경북도, 평안북도, 양강도 등 여러 곳이다. 해당 지역 국가보위부 책임자가 해임되고 군대(軍隊)를 동원해 24시간 투표소 감시를 하는 등 소동이 잇따랐다. 최근의 우상화물 붕괴도 외부와 자주 접하는 접경 지역에서 발생했다.
2014년 10월에는 삼지연 화재로 김정일 생가로 조성한 소위 백두산지구 혁명사적지 대부분이 타버렸다. 소위 방화범은 처형됐다. 지역민 실화(失火)인 것 같지만 우상화물 관리(管理)가 예전만 같아 보이진 않는다.
3. 일련의 사건은 심상치 않다. 우상화물 훼손은 유일사상10대원칙(이하 10대 원칙) 위반이다. 최고형에 처해진다. 우상화물, 즉 김일성·김정일 형상물 때문에 죽는 것도 흔한 일이다.
2012년 6월 함경남도가 고향인 한 여학생은 홍수로 집안 가재도구와 함께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가 급류에 떠내려가자 이를 건지려고 물속에 들어갔다 목숨을 잃었다. 2007년에는 한 농민이 급류에 떠밀려 가는 아내보다 초상화를 먼저 구해낸 사례가 한국 언론에도 보도됐다. 2004년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당시에는 초상화를 화마(火魔)에서 구하러 건물로 뛰어든 주민이 속출했다.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한 이른바 북한 미녀응원단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김대중·김정일 플래카드를 보고는 급하게 차를 세웠다. “플래카드가 너무 낮게 걸려있고 비를 맞도록 방치돼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응원단은 눈물을 흘리며 플래카드를 고이고이 회수해 자리를 떠났다.
4. 결론은 이렇다. 천벌(天罰)이건, 관리소홀이나 시멘트가 모자라 우연히 부서진 것이건, 자유의 꿈을 마시는 용사가 일부러 부순 것이건, 북한의 우상체제는 우상화물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중이다. 한국 정치권은 종북(從北)·깽판·새 정치 코미디와 기회주의적 웰빙노선에 함몰돼 있지만, 북한 주체사상에는 서서히 파열구(破裂口)가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일련의 흐름은 위기(危機)와 기회(幾回)의 병진(竝進)을 뜻한다. 북한 내부 긴장의 고조는 아마도 천안함, 연평도 같은 외부적 도발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은 ‘단호한 대응’과 ‘유화적 대응’의 선택을 갖는다.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전자(前者)는 북한해방과 자유통일로, 후자는 6`15연방제 방식의 사실상의 적화(赤化)로 이어질 것이다. 북한의 급변, 아니 한반도 격변은 이미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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