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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은 위대한 법전(法典) 편찬자이자 제도개혁자였고 도로건설업자였으며 때로는 국가의 예술 옹호자였다. 헤겔은 나폴레옹을 가리켜 이성의 상징인 ‘세계정신(weltseele)’을 구현할 인물로 칭송했다. 그러나 나폴레옹 원정(遠征)이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한 사람은 200만 명이 넘었고, 프랑스 병사의 약탈(掠奪)로 수많은 농민이 굶어 죽었다. 그 결과 프랑스 패잔병(敗殘兵)도 혹독한 보복을 당해야 했다. 스페인에서는 군복이 벗겨진 뒤 화형당했고 러시아에서는 머리만 남기고 온 몸은 진흙탕에 파묻힌 채 늑대에 잡아 먹혔다.
세속적 영웅(英雄)이 불러낸 증오는 새로운 증오를 낳고 이들의 교만(驕慢)은 피맺힌 파괴와 잿빛 폐허를 불렀다. 그럼에도 관념을 먹고 사는 지식인, 먹물들은 악마의 촉수(觸手)를 찬양한다.
<폴 존슨의 근대의 탄생을 읽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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