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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前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지난 5일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북한이 이 행위들에 대해 또다시 손목을 살짝 맞는 수준의 가벼운 제재만 받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실험은 2006년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만들어진 유엔(UN) 결의 1718호를 위반한 것이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과 러시아가 민간 우주 발사 목적이라는 북한의 눈가림식 명분을 핑계 삼아 제재에 반대하기 때문에 제재를 가하지 못할 수 있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세 번째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군사 행동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기존 대북 제재를 계속할 것이다.
그러는 동안 김정일은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운반 수단을 보유한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을 받는 차원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김정일은 미국에 대한 공격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을 공격하려는 테러 집단에 이 기술을 판매하려 할 수는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뻔뻔한 북한의 행동은 처벌을 받기는커녕 또 하나의 ‘말뿐인 외교 게임’으로 귀결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정치·군사·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다.
6자회담의 다른 당사국들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비핵화 협상에 덧붙여 이제 새로운 미사일 협상을 하자고 북한을 재촉할 것이고, 북한은 그 상황을 즐길 것이다.
그리고 ‘노련한’ 북한의 협상가들은 다른 회담국들로부터 단물을 이끌어 내기 위해 시간을 교묘하게 끌면서 새 외교 협상에 임할 것이다. 북한은 이 협상에서 양보를 거의 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서서히 그들의 탄도 미사일과 핵탄두 능력을 쌓아 올릴 것이다.
이 헛된 악순환이 멈춰야 한다. 북한의 과거 핵확산 전력에 비춰볼 때 미국의 안보에 대한 위협은 너무 크다. 미국 일각에서는 김정일의 핵 야망을 끝내는 최선책이 그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한국 전쟁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진실과 아주 거리가 먼 얘기다. 북한과의 평화협정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고 북한의 강경파에게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다. 또한 일본이 미국의 안보 공약을 보는 시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정답은 한반도의 고통스러운 분단의 역사를 종식시키는 계획에 착수하는 것이다. 미국은 2005~2007년 북한에 가했던 금융 제재를 포함한 대북 경제 제재를 재개해야 한다. 당시 금융 제재는 유럽과 아시아 은행에 분산 예치돼 있던 북한 지도부의 개인 자산들에 타격을 줬고, 매우 효과적이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중국과 함께 통일된 한반도로의 이행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진지하고 은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외부의 압박이 없더라도 뇌졸중에 걸린 북한 지도자가 재임할 수 있는 날들은 얼마 남지 않았다.
한국·미국·중국과 일본은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북한의 새 잠재적 지도자들과 접촉하고 그들에게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 가능성을 제안해야 한다.
이 조치들은 반드시 은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한국·미국·중국이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하는 내용은 북한 주민에 대한 식량·의약품·에너지 등 인도적 지원을 3배 늘리겠다는 약속이다(이 중 일부는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연계해 미국 노동자들이 북한 주민의 월동 준비를 돕거나 주택을 지어주는 사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 전략은 6자회담 외교를 하지 말자는 주장이 아니다. 6자회담을 계속하는 것은 북한 핵 능력의 불능화와 퇴화를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진지한 전략은 북한의 핵 야망을 진정으로 종식시키는 일이 현 북한 지도부가 유지되는 한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예기치 못한 일’을 다루는 자리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북한 문제의 해법을 찾는 일이 ‘예기치 못한 일’이 될 수 있다.
출처: 조선일보 정리=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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