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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한반도의 사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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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입니다. 죽을 고비에까지 가는 경우는 있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는 그런 특기를 지닌 나라의 백성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1910년에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소”하며 항의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40년의 강점은 5천년 역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고, 20세기에 들어선 이 겨레는 이미 독자적 언어와 문자를 가진 주체성 있는 국민으로 성장하였기 때문에 강점이 일시적일 수밖에 없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평소에 “사명이 있는 개인은 죽지 않고 사명이 있는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이날까지 살아왔습니다. 남의 장례식에 가서, “아직도 할 일이 태산 같은데 그만 가셨습니다”라고 추모사를 하는 것은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할 일이 태산 같은 사람’은 가지 않습니다. 사람은 사명이 끝날 때 떠나는 것이고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나의 조국이 태평양의 새 시대에, 민주주의가 가장 앞서고, 도덕적 수준이 가장 높고, 생산성이 가장 우수한 나라가 돼야 하고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반도가 서양인이 물러나고 동양인이 지휘봉을 들어야하는 날에 반드시 그 지휘봉을 들어야 할 나라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태평양시대의 주역은 일본이 못합니다. 중국도 안 됩니다. 그 일은 반드시 한국이 해야 합니다. 그럴 수 있기 위해, 대통령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가장 민주적이고 도덕적이고 생산적이 돼야만 하는 겁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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