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힘’을 갖는 것은 그 말대로 반드시 행동할 때이다. 말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그 말은 하나마나다. 아니, 오히려 하지 않음만 못하다.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천안함 침몰 사건을 인지하면서부터 북괴의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는 발언을 하여 천안함 사건의 처리 방향을 잘못 잡았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한 가닥 희망을 가졌던 것은 그가 원인을 철저히 밝혀 단호하게 조치하겠다는 발언 때문이었다.

국제적 전문가들이 참여한 조사에서 북괴의 어뢰공격임이 확실하게 밝혀졌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북괴에 대해 뭔가 단호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 그 단호하다는 조치가 우리가 보기에는 맥이 빠지는 그저 말장난에 불과한 것들이다.

우선 북괴에 대해 앞으로 유사한 공격이 있을 경우 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하였다. ‘두고보자’는 식이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마나한 헛소리에 불과하다. 두고보자는 사람 별 볼일 없다는 말이 있다. 지금 행동하지 못하면서 어찌 다음에는 행동한다고 믿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북괴 함정의 제주해협 통행을 금지하겠다고 하였으나 통일부 장관은 북괴와의 해운협정 자체는 폐기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조치도 잠정적 조치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근본적 변화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북괴와는 모든 경제거래를 끊겠다고 하였으나 개성공단은 그대로 둔다고 하였다. 이것이 한국 기업을 위한 것이든 북괴의 돈 줄을 아주 끊지는 않겠다는 것이든 단호한 조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국방부 장관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하였다. 물론 대 환영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런 사건이 있기 이전부터 있었어야 하는 조치에 불과하다.

북괴는 천안함 사건으로 북괴를 공격한다면 전쟁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적반하장격으로 오히려 역공격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북괴의 말은 힘이 있다. 왜냐하면 북괴는, 적이지만 인정할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말대로 행동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괴가 보복하겠다고 하면 보복할 것으로 믿을 수밖에 없다. 헛소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말의 힘에서 우리가 밀린다는 의미다. 북괴는 간첩을 보내 특정인을 살해하고 도주하였다. 청와대 기습을 노리고 특공대도 보냈다. 대한항공도 폭파시켰고 외국에서 폭탄테러도 감행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두고보자는 식이었고 지금도 두고보자고 하고 있다. 한국의 말은 힘이 없다.

북괴가 어뢰로 한국 함정을 격침시켰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한 방법으로 응징하여야 한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다. 이것저것 다 재고 이것저것 다 걱정하다보면 의지가 약해진다. 의지가 약하면 적에게 이길 수 없다. 신사적으로 행동하여 막무가내식으로 덤비는 적을 제압할 수는 없다. 적에게는 물리적 힘만이 설득력이 있다. 북괴에게는 상응한 방법으로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천안함 침몰에 상응하는 단호한 조치란 적어도 북괴의 잠수함을 격침시키거나 잠수함 기지를 폭격하여 초토화 시키거나 최소한 잠수함 기지 앞 바다에 지속적으로 기뢰를 설치하여 잠수함 기지를 봉쇄하여야 한다. 이 정도의 의지가 없다면 단호한 조치는 그저 말장난에 불과하다.

한국 내의 친북좌파들이 겁나서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면 이 또한 약체정부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반역자들에게 끌려 다니는 정부에 국민이 생명과 재산을 맡길 수 없다. 대통령은 헌법상의 의무를 다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단호한 조치가 그저 두고보자는 식이라면 대통령은 그 어떤 일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다. 집안에서만 큰 소리 치고 밖에 나가서는 움츠리는 식으로는 북괴를 우리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없다. 사생결단을 하고 맞서야 한다.

단호한 조치는 말이 아니라 행동을 의미한다. 말로서 아무리 단호하게 말해봐야 ‘뻥’(bluffing)일 뿐이다. 말없이 그저 주먹 한 대 날리는 것이 단호한 행동이다. 의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토마스 셸링의 <The Strategy of Conflict>를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우리가 북괴에 끌려 가는 것은 바로 의지박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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