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안 함 침몰 사건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

3월 26일 밤 천안함이 침몰한 이후 온갖 억측이 난무 했지만 사건 발생 후 3주차로 접어든 현재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외부의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4월 12일 침몰된 천안함 선미 부분이 인양되었고, 밖으로부터 안쪽으로 굽은 배의 철판 모습은 이 공격이 상당히 파괴력이 강한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심증을 더욱 굳힌다. 지진파 등을 이용한 계산에 의하면 천안함을 두 동강 낸 폭발 규모가 TNT 약 300Kg의 폭발력과 같은 것이라 하니, 이제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격침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이상한 일도, 예단도 아니게 되었다.

이제 곧 천안함의 선미가 완전히 인양 될 것이고 우리는 이 사건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힐 수 있는 물증(物證)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심증과 물증이 모두 확보 되더라도 그 사건이 북한에 의한 도발임을 100% 확신할 수 있는 방법이란 없다. 진정 북한이 의도적으로 도발 했다 할 경우라도 북한은 이 사건을 완전 범죄로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책을 세우고 나서 도발을 감행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이 스스로 실토 하지 않는 한, 천안함 침몰 원인을 100% 확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은 물론이거니와 대한민국의 좌익 친북 세력들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북한의 책임을 면제 시켜 주기 위해 노력 할 것이다. 그 원인이 불을 보듯 뻔한 6.25 남침 전쟁, 1987년 북한이 의도적으로 감행한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에 관해서조차 100% 확증은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금도 한국 전쟁을 북침전쟁이라고 우기고 있으며, 북한은 물론 대한민국 시민들 중에도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이 대한민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며 믿고 있는 사람이 있다.

천안 함 침몰에 관한 100% 확실한 증거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그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한 나라가 전쟁을 결심할 것인가 평화를 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심각한 사안을 예단 할 수 는 없는 일이며, 예단해도 안 될 것이지만, 국제정치의 역사에 중요한 전기를 이룩한 큰 사건들은 그 대부분이, 100% 확실한 증거가 알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예단에 기초해서 대응책이 결정 되었다는 사실에 유념하지 않을 수 없다.

100% 확실한 원인이 밝혀질 때 까지 기다렸다가 행동해야 한다면, 도발을 당한 피해 국가들은 효과적인 대응을 할 도리가 없게 된다. 확신이 생겼을 때는 이미 대응을 위한 적절한 시기를 한참 지나쳐버린 후가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2001년 9월 11일, 전혀 예상 밖의 테러 공격을 당한 미국은 알카에다를 배후로 지목하고 공격을 당한 날부터 꼭 4주째가 되는 2001년 10월 7일, 알카에다의 두목 오사마 빈 라덴이 숨어있을 것이라고 ‘추정’ 된,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테러조직에 은신처를 제공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 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를 향해 군사 공격을 개시 하였다. 미국의 공격 개시가 9.11 테러 도발자가 누구냐에 대한 100% 확증에 근거한 것은 아니었다. 알카에다는 9.11 공격이 있은 후 3년도 더 지난 시점인 2004년 10월 말, 비로소 그것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고백했다. 지금은 세월이 지나 세인들의 기억에서 모호해 졌지만, 9.11 직후 미국 시민들은 정부를 향해 왜 빨리 전쟁을 개시하지 않고 꾸물거리고 있느냐며 비난하기도 했었다.

대한민국 정부도 금명간 사실상 전쟁을 걸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인 천안함 침몰 사건을 야기한 북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가에 관한 어려운 결정에 당면하게 될 것이다. 만약 북한의 어뢰 혹은 특수 부대의 공격으로 인해 천안함이 격침 된 것이라면 이는 북한이 비겁하게 전쟁을 도발한 것이나 마찬가지 일 것이며, 대한민국은 군사력을 사용해서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정당한 자위권을 가지게 된다. UN 헌장 제 51조는 “이 헌장의 어떤 규정도 UN 회원국에 대해 무력 공격이 발생 했을 경우, 안전 보장 이사회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 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고 명기함으로써 무력 공격을 당한 국가들이 스스로 반격을 가할 수 있는 법적 정당성을 부여해 주고 있다.

북한이 잠수정의 어뢰를 발사 했다던가 혹은 북한 군 특수부대가 수중 폭파 작전을 감행한 결과 천안함이 격침당한 것이라면, 이는 당연히 ‘UN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 에 해당하는 일 일 것이며, 대한민국은 북한의 무력 공격에 대해 단독으로, 혹은 동맹국인 미군과 함께 집단적으로 자위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정당한 국제법적 권리를 가지게 되어 있다.

국제정치사(國際政治史) 중에는 잠수함의 어뢰 공격이 전쟁을 유발하게 된 유명한 사례가 있다. 1915년 5월 7일 독일 잠수함 유보트(U-Boat)가 아일랜드 인근의 대서양에서 영국 여객선 루시타니아(Lusitania) 호를 어뢰로 공격, 이를 격침 시킨 사건이 발생 했었다. 승선 해 있던 1,959명중 1,198 명이 사망 했는데 사망자 중에는 미국 시민 128명이 포함 되어 있었다. 미국은 이 사건 직후 당장 독일에 대해 선전 포고를 하지는 않았지만, 루시타니아 호 격침 사건은 미국이 1차 대전에 참전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인식 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한국 국민에게 미치는 충격은 미국 국민들이 루시타니아 격침으로 받은 충격보다 그 정도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한국군 군함 한척이 완전히 파괴 되었고, 승선해 있던 대한민국 해군 병력 중 45 %를 잃은 대참사(大慘事)이기 때문이다. 육군에 비유하자면 연대 급 이상의 병력이 비겁한 기습 공격에 의해 궤멸 당한 일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대북 응징은 필연,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을 심사숙고해야만 한다.

북한의 어뢰 혹은 다른 수단에 의한 공격이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라면 이는 유엔도 자위권을 인정해 주는 무력 공격이 아닐 수 없으며 대한민국은 상응 하는 응징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응징 조치에 앞서서 우리는 각각의 대안들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만 할 것이다.

우선 북한에 대한 대응 방안에는, 천안함 침몰에 상응하는 무력 응징을 단행하는 방안과 폭력적 응징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소극적 대응 방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분석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무역공격과 소극 적 대응 양 극단에 속하지 않는 중간적인 방안들도 생각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소극적 대응 방안: 당장의 위기는 회피하지만 궁극적으로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먼저 소극적인 대응 방안부터 생각해 보자. 이미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는 “우리가 북한을 응징할 수 있는 무슨 힘을 가지고 있는가?” 혹은 “우리가 할 일은 없다” 고 자탄하며 응징 그 자체를 고려의 대상으로 생각 할 수 없다고 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우리 정부가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하기도 한다. 소극적인 대책은 당장의 위기를 회피하는 방법은 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에게 지극히 불리한 대안이라는 문제가 있다. 우리가 이 정도의 심각한 도발에 대해서조차 소극적으로 대항 할 수 밖에 없다면,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더욱 강도 높은 도발을 하라는 초대장이나 마찬 가지가 될 것이다. 이번에도 우리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북한이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도 되는 나라로 인식 될 수 있으며, 특히 북한이 핵폭탄을 ‘무기화’ 시키는 경우, 대한민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그 모든 것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질곡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소극적으로 반응 할 경우, 다행이도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자제 한다면 소극적인 방안도 고려의 대상이 될 수 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은 더욱 큰 도발을 감행 할 것이고, 그 경우 우리는 지금 상황보다 훨씬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적시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 그것은 반드시 더 큰 도발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역사에서 변함없이 찾아 볼 수 있는 전쟁과 평화에 관한 교훈이다. 최근 수년간 북한이 보여 준 행태를 종합해서 예측해 본다면, 우리가 이번 사건을 무대책으로 우야무야 넘겨 버릴 경우, 북한의 다음번 도발 수순은 아마도 백령도를 향한 포사격이 될 것이다.

무 대응 혹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 북한은 강도(强度)면에서 한 차원 더 높은 도발을 감행 하게 될 것이다. 영국 수상 체임벌레인은 독일과의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뮨헨 협정을 체결, 히틀러에게 체코슬로바키아를 갖다 바쳤다. 의기양양하게 영국으로 돌아온 체임벌레인은 영국 국민들을 향해 이것이 이시대의 평화라고 외쳤다. 그러나 히틀러는 체임벌레인을 바보라고 생각했다.

체임벌레인의 유화정책(宥和政策, appeasement policy)은 전쟁을 막을 기회, 혹은 전쟁을 하더라도 작은 전쟁을 치루면 되었을 기회를 놓쳐버리게 만든 극히 잘못된 정책이었다. 체임벌레인의 유화 정책은 독일의 폴란드 침공야욕을 꺾지 못했으며, 결국 2차 세계 대전으로 귀결 되었다. 물론 영국이 끝까지 유화 정책을 고수했다면 히틀러는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유럽 대부분을 장악하고 유럽 통합을 일찌감치 이룩했을 지도 모른다.

유화정책은 유화 정책을 채택한 나라가 노예가 될 때까지 같은 정책을 고수 할 경우에만 평화가 유지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레이건 대통령이 말했듯 지속적인 유화정책은 결국 ‘노예가 될 것이냐 죽을 것이냐 두가지중 하나를 택해야 할 난감한 상황’에 이르도록 할 것이다.

북한에게 계속 굴종적인 태도를 고수할 때만 지켜질 수 있는 평화라면 이제 그것을 중지 시킬 때가 되었다. 이제 우리 국민 모두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이 21세기 선진강국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이 기회를 통해 다시 인식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에 대한 단호한 응징과 전면전의 위험부담

한반도의 안전보장 상황은 이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는 심각한 딜레마에 봉착 하게 된다. 북한의 행동에 대해, 북한의 도발과 유사한 혹은 그에 버금가는 응징을 가하는 경우, 과연 한반도의 안보 지형은 어떻게 변 할 것인가? 북한은 우리가 응징할 경우, 더욱 큰 도발로 되받아 치지는 않을 것일까? 북한은 어차피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는 막가파식 발상을 갖고 있지는 않을까? 만약 그럴 경우라면, 우리의 단호한 응징은 한반도를 예상치 못한 제2의 한국전쟁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한국이 강력하게 응징 할 경우 초래될 결과 중 최선의 결과는 한국의 응징에 대해 북한이 무릎을 꿇고, 이제까지의 대남 도발 행동을 근절 하는 것이다. 반면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는 한반도가 전쟁에 휩싸이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이 같은 위험에 직면하여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국제적인 제약요인

대한민국이 북한을 응징해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또 다른 변수는 국제정치적인 제약요인 들이다. 우선 우리가 북한에 대해 응징을 가하려 할 경우 미국이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 해 줄 것이냐가 문제다. 미국의 지원이 없을 경우, 우리는 공격 목표를 정확하게 획득하는 일(target acquisition)도 여의치 않을 것이다. 코소보 전쟁 당시, 영국공군 조차도 미국이 지정해 주지 않는 경우 어느 곳을 공격해야 할 지 잘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현재 중동에서의 테러전쟁에 발이 묶여 있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또 다른 전쟁 개시 가능성이 있는 한국의 대북 응징에 적극적일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다른 국제적 변수는 중국이다. 북한의 존재를 자국 국가안보의 안전판으로 생각하는 중국은 한반도의 현상 유지가 중국의 국가 이익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 해 왔다. 중국은 통일 된 한반도가 중국에 편향적으로 우호적인 세력이 되지 않는 한,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게 전략적으로 아무런 득이 될 바 없다고 생각 한다. 즉 북한의 생존에 지극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국은 한국이 북한을 응징함으로써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물론, 한국이 북한을 통일 하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은 북한을 구하기 위해 적극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국제적인 제약 요인들은 우리 스스로 직접적인 대북 응징을 구상하는 대신, 유엔에 가서 호소해 보자는 견해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중국이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만큼 유엔안보리가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북한을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유엔 안보리는 기껏해야 2009년 5월, 북한이 두 번째 핵실험을 단행 한 후, 미중간의 갈등과정을 거쳐 만들어 진, 결의안 1874 수준의 제재 결의안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미국이 동의 해 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미국과의 협력 하에,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일지 모른다는 결론이 도출 될 수 있다.

이 방안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응징과 별개의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안전보장책이 될 수도 있다. 미국과 협력해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응 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은 미국도 자신의 국가안보를 위해서 심각하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이 되고 있다. 예로서 지난 4월 12일 미국은 ‘이미 북한이 미국의 경계망조차 뚫을 수 있는 신무기를 개발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구심을 제기 했다. 국민경제 생활의 향상은 제쳐두고, 보다 군사력의 증강 발전에 온갖 노력을 집중해 온 북한이 새로운 침투용 무기를 만들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특히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어뢰를 개발 했다면, 이는 미국이 수행중인 중동 지역에서의 반테러 전쟁을 지원하는 미국해군에게 치명적인 위협 요인이 될 것이다.

3. 위기를 기회로 승화 시키는 응징방안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나라를 지키다가 희생을 당한 비통한 현장을 바라보고 있으며, 이 같은 도발을 야기한 자에게 즉각적인 보복을 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우리는 이 순간 냉정한 마음으로, 손자병법이 가르쳐 주듯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강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의 국가적 위기를 북한에 대한 응징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체계를 더욱 튼튼히 하는 기회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럼으로써 더 이상 북한의 도발을 차단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이 위기를 허술해 진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다시 다지는 계기로 활용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에 대한 가장 훌륭한 보답이요 그들을 명예롭게 해 주는 일이다.

물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스라엘 이상 가는 단호한 응징태세를 견지하고 이를 결행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현실적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은 이스라엘 식으로 상대방을 응징할 수 있으며 응징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 식이란 보복을 하되 이스라엘이 원하는 때와 장소를 선택해서 감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앞으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반드시 상응 하는 보복을 가하고야 말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보일 경우, 미국은 우리에게 보복에 상응 할 만큼 막강한 안전 보장 장치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미연합사 해체 보류를 확정하는 계기

2012년 4월 17일 한미연합사는 해체될 예정으로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수많은 애국시민들 980여 만 명의 한미연합사 해체 보류 탄원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점차 다가오고 있는 중이었다. 한미연합사가 존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어뢰를 발사할 정도의 도발을 감행 했을 정도라면 한미연합사가 해체 되었을 경우 북한의 도발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연합사가 해체 될 경우, 우리나라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방법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보복 전략을 택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한미연합사 해체가 보류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은 작금의 사태와 같은 경우, 보복작전을 벌이는 수밖에는 대책이 없다는 사실을 미국 측에 강력히 알려야 한다. 1976년 여름 북한의 도끼 만행 사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다’ 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처럼 단호한 의지는 카터 대통령의 철군 정책을 무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랍권의 공격이 있을 때 그 공격의 대소를 불문하고 언제라도 강력하게 보복하겠다고 다짐하는 이스라엘을 자제시키기 위해 미국은 이스라엘에게 미국 인공위성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최대의 안전장치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도 그처럼 할 수 있다.

한미 군사 협력의 강화의 계기

한미정보 교류의 수준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10년 좌파 정부시절 미군은 한국에게 정보 제공을 꺼렸다고 하는데 당시 한국군과 정부가 진정 미국의 우방인지 확신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런데 현재 한미 정보 교류의 수준은 어떠한가. 지금보다 훨씬 더욱 긴밀한 정보 교류 및 한미 동맹 작전 능력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북한에 관해 보다 정밀한 정보가 있어야 이번 천안함 침몰과 같은 사건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게 보다 충분한 정보 제공 및 교류를 요청해야 한다. 한미 양국군의 보다 긴밀한 정보 교류가 전제되지 않는 한, 그럼으로써 북한의 도발이 사전에 탐지되고 예방 되지 않는 한, 한반도는 언제라도 전쟁이 발발 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 지역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정부와 군 당국자는 미국을 설득하여, 한반도의 전쟁 억지 장치를 더욱 확실 하게 만드는 방안인 정보 교류 강화를 이룩해 내어야 한다. 이것 역시 한국의 단호한 대북 응징 태세를 보여 줄 때만 얻어낼 수 있는 안전장치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한미동맹은 확실히 정상화 되었지만 한반도 전쟁억지 장치에 대한 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4. 한반도문제의 근원적 해결 방안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은 한반도가 상시적인 전투 지역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지난 2월 1일 발간된 미국국방 4년차 보고서(QDR) 는 나라이름을 명기하지 않은 채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를 갖춘 국가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거나 붕괴되어 핵무기, 화학 무기들이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으로 흘러갈 지도 모른다는 우려야 말로 미국 최대의 관심거리” 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된 것으로 한미연합 훈련 중인 3월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터 샤프 주한 미군 사령관은 미국은 현재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의 핵무기를 비롯하여, 대량 파괴무기를 장악할 수 있는 부대를 보유, 운용하고 있으며 그 부대가 한미 연합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북한의 급변 사태에도 공동 대응하기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국민의 영웅이 된 고 한주호 준위는 마지막 치료를 위해 백령도 현장에 파견 된 미국 구조함 살보(Salvor) 호에 승선 했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한미 양국의 연합 대응을 상징하는 것 이었다. 미국은 천안함의 인양 및 사고원인 조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앞에서 언급한 우리의 요구들인 연합사 해체 보류, 밀접한 정보 교류 및 제공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쉽게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도 자신의 이익과 계산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이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 이스라엘이 아랍제국을 상대하는데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의지와 단호함을 나타내 보일 때 미국은 적극적인 대한 안보 협력을 제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위기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마음자세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 더 나아가 한반도에 신정주의(神政主義)적 독재체제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안보 위협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북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해방을 우리 손으로 이룩하지 못해서 우리는 분단과 전쟁의 고통을 감내 했다. 한반도의 항시적 전투상태의 근원적 해결 방안인 통일은 우리 주도로 이룩해야 한다.

천안함 침몰의 침통함은 대한민국의 국가 안보를 더욱 굳건히 만드는 계기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사명이며, 나라를 위해서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바친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희생을 더욱 영광되게 하는 일이다.

이춘근

2010년 4월 14일 작성했던 글.

월간 조선 2010년 5월호에는 편집상 제목과 내용이 

약간 수정되어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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