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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전문가키우고, 남한은선거똘만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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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통일부 장관이라는 정세현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부책임자급인 원동연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실무적으로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는 사람이니까 김기남, 김양건, 원동연 이 세 사람이 온다는 것은 3인 1조 특사가 될 수도 있고, 조의방문단으로 끝날 수도 있고 우리 정부가 선택을 잘 하리라고 본다"(정세현 "북 조문단, 정부대응 따라 특사 될 수 있다" - 오마이뉴스)
1997년 한국일보가 북경에서 3박4일간의 남북 세미나를 주최했다. 북한에서 8명, 남한에서 12명이 갔다. 저는 처음으로 북한 사람들을 만나는 터라 무슨 선물을 살까 하고 백화점에 갔다. 생각 끝에 커다란 바퀴 가방 2개에 사탕을 가득 채워 가기로 했다. 북경 켐핀스키 호텔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 날 아침 2층으로 갔다. 로비로 걸어가는데 북한의 원동연이 필자를 향해 손짓을 하면서 “아이 이거 지만원 선새이 아이십니까?” 했다. 그렇다 했더니 모두가 나서서 웃으면서 악수를 청해 왔다. 제 책들과 칼럼들을 거의 다 읽었다 했다. 글을 읽으면 마음과 인격을 읽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오전 세미나가 끝나고 점심을 했다. 원동연이 필자와 함께 걸었다. 그 사람들 방은 2층, 필자는 3층에 있었다. 필자는 원동연씨와 함께 자연스럽게 필자의 방으로 자연스럽게 걸어왔다. 백화점 내의 공간들을 통과해서. “원선생님, 제가 외국에 나갔다 오면 집사람이 가장 먼저 제 손을 봅디다. 화장품이 뭐 있는가 하고” 마음 편하라고 거짓말을 했지요. “원선생 부인이 무슨 화장품을 좋아하는지 나는 모르니 내 대신 맞는 화장품을 사서 선물을 마련해 주십시오” 그러면서 100달러를주었다. “아 이렇게 하시지 않아도 되는데. . ”
“선생님, 제가 떠나면서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에 갔다가 문득 신문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북한 어린이가 배가 아파 구르다가도 사탕만 먹으면 금방 낫는다는 내용이 생각나서 사탕을 저기 저 가방 두 개에 잔득 가지고 왔습니다. 불편하시면 그냥 도로 가져가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지선생, 잠시만 가다려 주시지요. 제가 2층에 가서 의논을 하고 오겠습니다.” 잠시 후 다시 올라왔습니다. “지선생 참으로 고맙습니다.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필자는 가방 두 개를 끌고 그의 뒤를 따라 2층으로 갔다. 그의 자존심을 위해서였다. 북측 단장을 만났다. 그는 서열 6위라 했다. “지선생, 참으로 고맙소. 다른 사람들은 시계 같은 걸 선물로 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거운 짐을 아이들을 위해 사오시니 지선생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소. 참으로 고맙습니다” 북경에 있는 동안 저녁 식사를 할 때면 필자의 양 옆에는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와 보안요원이 앉았다. “지금은 리영희 교수가 민족주의자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제 너무 늙었습니다. 우리는 지선생을 더 훌륭한 민족주의자로 알고 있습니다” 북측단장은 필자게 여러 차례 술을 건네면서 호의를 보냈다. 그리고 헤어지는 순간 북측 단장은 필자를 한동안 포옹했다. “선생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정감이 들어 있소”
돌아와서 얼마 후 주간지 기자 한 사람과 삼성의 명함을 가진 사람이 필자의 동네에 와서 등심을 샀다. 소주도 많이 했다. 삼성 명함을 건넸다. 명함을 받아들고 어느 부서냐고 꼬치꼬치 물었더니 좀 거북해 하는 듯 했다. “박사님, 곧 사무실 하나 마련해 드려야지요. 이렇게 훌륭하신 박사님께 사무실 하나 마련해 드리지 않으면 국가의 체면이 말아 아니지요” “삼성 직원이신데 어떻게 그런 능력이 있으신가요? 저는 제 집이 최고의 사무실입니다.” 주간지 기자가 많이 취했다. 집으로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집은 바로 필자가 사는 아파트 앞 동이었다. 몇 달 후 글을 하나 발표할 생각으로 전화를 했더니 전화가 안 되었다. 그 집을 찾아 갔다. 그런데 이사를 가고 없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꼬리를 감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필자와 원동연씨와의 만남이었다. 그와 만났던 13년 이후, 필자는 한국에서 인간 이하로 추락해 있고, 원동연씨는 점령군 사령관으로 남한에 왔다. 필자를 리영희 위에 올려주었던 원동연의 호의를 저버린 처벌을 받았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에 원동연처럼 오래도록 사람을 키우는 시스템은 없다. 그래서 당하고 있는 것이다.
2009.8.22.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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