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측은 지난 4월 21일 개성공단에 관한 남북 접촉에서 북측 근로자 임금 인상과 토지 사용료 조기 납부를 요구하면서 남측이 2차 접촉을 빨리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 후 3주일이 지나도록 2차 접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차 접촉을 위한 사전 준비 과정에서 남북 간 이견 조정이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에서 일하다가 북측에 체포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는 14일로 억류 45일째를 맞는다.

북측은 지금까지 유씨에 관해 ‘조사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힌 것 외에는 아무런 추가 설명이 없다. 북측의 개성공단 관리 주체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지난주 초 우리측에 문건을 보내, 개성공단 문제를 조속히 논의하자면서도 유씨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에 관한 2차 접촉이 이뤄질 경우 유씨 문제를 최우선 의제의 하나로 다루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북측 ‘총국’은 유씨 문제는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며 거론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

우리측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4월 28일 성명에서 “남측 체류 인원에 대한 신변 보장은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기본적 전제조건이며 이를 준수하지 않는 것은 개성공단의 지속적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근로자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계속해 나갈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自明)하다.

북측이 만일 유씨를 오래 억류하는 것이 자기네 근로자 임금 인상과 토지사용료 징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마련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기업들의 논리를 전혀 모르는 소리다. 우리 기업들이 유씨가 억류된 상태에서 불리한 협상을 진행하고 임금이나 토지사용료에서 양보를 한다고 북한이 유리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 결과는 당장 기업의 손익에 악영향을 주어 기업들로 하여금 언제까지 개성공단 사업을 계속할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고, 북측이 앞으로 또 언제 합의를 깨고 부당한 요구를 되풀이할지 알 수 없다는 불안만 더 키울 것이다. 결국 남측 기업들은 사업을 계속하면서도 ‘여차하면 손 털고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함께 하게 된다.

기업들의 처지가 이러하니 북측과의 협상에 나설 우리 정부도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없다. 유씨 문제는 그 개인이나 가족 또는 현대아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씨 문제를 제쳐두고 개성공단의 앞날에 관한 논의를 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북측은 이 점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북측은 이제 유씨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래야만 개성공단 협의가 진행될 수 있다.

출처: 조선일보

더 자세한 북한뉴스를 원하신다면

http://freedomfighters.co.kr/ (클릭)

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