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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흐무드 압바스(사진 중앙 왼쪽)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과 하마스 정치 지도자 할레드 마샬(사진 중앙 오른쪽)이 지난 4일 이집트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하마스는 최근 이집트의 중재로 라이벌인 온건정파 ‘파타’(Fatah)와 4년 만에 화해 선언을 했다./사진출처: Hamas Media Office |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지도자의 실천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이점에 있어 아직 정세를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민중봉기(民衆蜂起)의 물결은 이슬람에서 알카에다의 영향력을 대중으로부터 분리시켜 놓았다.
중동의 민중봉기는 튀지니를 발단으로 이집트, 시리아 등 각지로 퍼졌다. 아랍 시민들을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든 원동력은 정치부패와 탄압에 대한 저항, 그리고 일자리를 얻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었다.
이러한 형태의 민중봉기는 빈라덴과 알카에다의 목적과 모순(矛盾)되는 것이다. 빈라덴과 알카에다는 엄격하고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자유의 개념은 이제 싹트기 시작한 이슬람 사회와 상반된다.
튀지니와 이집트의 혁명성공(시리아, 예멘, 리비아 등 분쟁 미(未)해결 지역의 혁명과 마찬가지)은 빈라덴의 신조(信條)에 위배되며, 이와 같은 운동은 ‘포스트 이슬람 주의자’에 의한 것이다. 이들은 대개 미국과 이스라엘에 집착(執着)하지 않으며, 국내 상황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로버트 게이츠 美국방장관은 알카에다에 대해 “적어도 정치적 영향력은 대부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아랍의 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알카에다의 영향력이 저하됐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슬람 국가들이 분명하게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워 정치적 저항운동을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집트에서 이와 같은 불안한 징조가 보인다.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된 지 3개월도 채 안된 상태에서 카이로의 이집트 과도정부는 외교 정책의 대폭적인 변경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집트가 이란-팔레스타인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하마스’에 손을 뻗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집트의 대미(對美)-대(對)이스라엘 관계가 악화됐다.
이집트는 지난 주 가자(Gaza) 지구를 장악, 이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온 무장정파 ‘하마스’와 요르단 서안을 장안하고 있는 온건파 조직 ‘파타’를 중재해 임시통일정부를 수립시켰다. 이집트 정부는 문제의 교섭 사실을 미국과 이스라엘에 알리지 않았다. 돌연, 이집트 외무성은 하마스의 무기 보급에 유리한 가자지구 인접 국경 개방을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란과의 국교정상화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이란 해군 함선(艦船)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래 처음으로 수에즈 운하 통행이 허가됐다. 이집트 군(軍)과 정당(政党)관계자는 이것이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 같은 행동을 이해할 수는 없다.
전 세계로부터 그 존재를 인정받아야 하는 아랍의 새로운 민주주의는 ‘하마스’ 문제에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하물며, 테헤란에서 전 세계 테러를 지원하는 자에게는 더더욱 시간을 할애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아랍의 성스러운 전사의 암살(暗殺)과 살해(殺害)를 비난한다”는 하마스 간부 이스마엘 하니야의 발언으로 알 수 있듯이 하마스는 3일 빈라덴 사살에 대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집트의 무슬림 형제단도 미국의 빈라덴 사살을 비난했다.
3일 카이로에서 조인 된 팔레스타인 통일정부 수립 합의에 따라 테러조직과 이슬람 원리주의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1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8천8백만 달러의 관세환급계획(關稅還付計画)을 동결했다가 2일 이를 다시금 해제시켰다.
팔레스타인 통일정부가 성립되면 이스라엘은 관세환급조치를 검토할 권리가 있다.
이 조치에 따라 매년 약 10억 달러가 이스라엘로부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지급된다. 자금의 일부가 이집트의 새로운 친구이자 이스라엘 섬멸(殲滅)을 맹세한 하마스에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서 미국은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집트 정부가 희망하는 ‘독자 외교정책’이 테러조직과의 관계회복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오랫동안 이집트 군대를 지원해온 미국의 정책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이러한 솔직한 메시지를 이집트군(軍)최고평의회와 정치가들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빈라덴의 죽음이 이슬람 원리주의에 혼란을 야기하거나 근본을 제거한 것은 아니다. 예멘은 활발한 알카에다 조직 거점으로, 이들이 다른 중동 지역에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빈라덴의 죽음으로 이슬람의 가장 급진적인 세력이 쇠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혁명의 선구자 이집트의 전조(前兆)를 보면 세계는 아직도 이러한 불안정한 국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출처: 일본어판 월스트리트 저널(2011년 5월4일자)
원제: ビンラディン後のイスラム―情勢見極める必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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