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무역 종사자가 자유북한방송 앞으로 발송한 자필 편지. ⓒ자유북한방송>
 
한 씨에 의하면 현재 북한주민들은 장거리 방송 전파인 단파를 수신할 수 있는 반도체라디오가 없어 청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갖고 있어도 적발 시 압수당하는 것은 물론 관리소 혹은 노동교화소에서의 징역형을 감수해야한다.
 
때문에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몰래 갖고 들어간(방북하는 중국인들의 라디오 소지도 북한 당국에 의해 금지당하고 있다) 라디오에 의존하는 열악한 형편이지만 자유의 세계에서 오는 메시지를 결코 놓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허가 없이 외국과 전화통화를 하다가 적발 시 자칫 정치범으로 몰려 징역을 살거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농촌으로 추방당할 위험 때문에 주민들은 중국을 통해 외부세계, 특히 대북방송국들과의 접촉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 대북방송 청취가 활성화될수록 정권의 탄압도 한 층 혹독해지고 있다.
 
한 씨에 의하면 대북방송 청취자 증가로 인해 탈북행렬이 늘어나거나 반체제 세력이 강해질 것을 우려한 김정일은 현재 보위부와 안전부 등을 동원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국경지대에서는 매 가구마다 경비를 붙여 적발 시 보위부로 이송, 무자비한 고문을 가한 후 교화소에 가두고 있다.
 
하지만 탄압과는 무관하게 주민들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일념으로 대북방송을 꾸준히 청취하고 있다.
 
한 씨는 “남한의 대북방송들이 북한 주민들 속에서 큰 찬양을 받고 있다”며 “그들은 김정일 정권을 하루빨리 뒤집어엎고 하나의 강토, 하나의 조국에서 살기를 원하고 있다”고 대북방송 청취로 인해 오랜 세뇌 속에서 깨어나고 있는 현지 주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데 한 씨에 따르면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원하는 주민들 중에는 당 선전일군을 비롯한 각 분야의 당 일군 등 간부급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
 
한 씨는 “그들이 전화연결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아직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며 이들이 북한 내부의 실태를 외부세계에 적극적으로 폭로하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한 씨는 이 날 편지에서 가까운 노동당 간부들로부터 입수한 북한 내부소식들을 동봉했다.
 
그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한 내부소식에 의하면 김정일과 김정은(운)은 남한의 대북방송을 지속적으로 청취하고 있으며, 호위사령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한데 따르면 김정일은 미국인 여기자 석방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 매일 주사와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
 
또 양강도 도당(道黨)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한 바에 의하면 김정일은 이미 북한군 최고사령관 직책을 김정은(운)에게 넘길 것을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 지시했으며, 때문에 각 도 소재 사적관마다 한 개 층을 통째로 꾸려 김정은(운)의 ‘업적’을 찬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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