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인질범은 총기 소유자이다’라고 말했다고 해서 인질범의 총기 보유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안보통일연구부 부장)는 최근 국방일보에 기고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될 수 없는 이유’ 제하의 칼럼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전 교수는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인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과는 달리 북한은  ‘불법적’ 핵보유국 범주에 해당된다”며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기술했다고 해도 북한은 결코 합법적, 또는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 이유로 “국제 핵 비확산 체제와 미국 비확산 법을 보면 미국이 북한에 핵보유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며 “우선 고유명사 ‘핵보유국’과 보통명사 ‘핵보유국’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고유명사 ‘핵보유국’은 핵비확산조약(NPT)에 따라 67년 1월 1일 이전에 핵무기를 보유해 합법적 핵보유국 지위를 부여받은 나라로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이에 해당된다”며 “NPT체제 수립 당시 이를 거부하며 핵개발에 성공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의 경우에는 핵무장이 기정사실화됐고 비핵화 가능성도 매우 낮아 ‘사실상(de facto) 핵보유국’으로 불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NPT 회원국이었던 북한은 핵개발 불법행위 의혹이 제기되자 NPT에서 탈퇴해 핵개발에 성공한 ‘NPT 탈퇴 규정을 남용한 최초 사례’로서 2006년 10월 북핵 실험 이후 유엔안보리는 결의 1718호에서 대북 제재를 요구함으로서 북한을 ‘불법적’ 핵보유국 범주에 해당시켰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현재 NPT 탈퇴 규정을 남용한 북한의 사례에 대해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며, 핵비확산에 관심이 많은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도 이를 지적하며 NPT 체제의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표현한 것은 핵실험과 핵개발에 성공한 북한을 단순히 보통명사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이라며 “북한은 NPT 체제 밖에서 핵개발에 성공한 ‘사실상’ 핵보유국과도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서 “‘사실상 핵보유국’은 원래 NPT 회원이 아니었고, 핵포기를 천명한 적도 없으므로 현재 9개 핵무기 보유국은 5(합법적 핵국)+3(사실상 핵국)+1(불법적 핵국) 등 3개 범주로 구분되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이 북핵을) 지속적 보유의 대상으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포기와 폐기의 대상으로서 핵무기를 인정했다는 점”이라며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표현한 것은 북한 핵무기의 위험성과 비핵화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전 교수는 “신년공동사설에서 북한은 우리 정부를 맹비난하는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일관해 여전히 변하지 않은 북한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북한의 실체를 똑바로 알고 이에 대비하는 것은 앞으로의 대북정책에 중요한 변수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대통령비서실 국제안보비서관과 KEDO 뉴욕본부 정책담당관, 통일부 장관정책보좌관등을 거쳐 사단법인 평화협력원 원장으로 활동한 안보통일분야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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