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최근 대포동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미 양 국의 정보당국이 북한 평안북도에서 대포동 2호의 개량형으로 보이는 미사일의 발사 준비로 보이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등의 정찰위성이 북한 동북부 평안북도 동창리에 새로 건설 중인 미사일 발사시설에 여러 대의 트럭이 빈번히 출입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한 뒤, 미사일을 격납하는 대형 콘테이너의 움직임도 포착되었는데 콘테이너 등의 크기를 미루어볼 때 대포동 2호나 그 이상의 사이즈를 가진 미사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북한이 작년 5~6월경에 발사시설에서 엔진 연소실험을 실시한 것도 확인되었다며 만약 발사가 강행될 경우 1~2개월 내로 발사 준비가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 정부 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재확인시킨 뒤 한미 양 국 정보당국의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3일 “정보당국이 최근 위성을 통해 평안북도의 한 군수공장에서 ‘원통형 물체’로 추정되는 부품을 실은 열차가 평북 동창리로 향하는 사실을 포착했다”며 “이 물체의 길이가 길어 일단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물체가 미사일이 맞다면 대포동 2호(사정 4300km~6000km)일 가능성이 크다”며 “발사대에 장착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1~2달 내에 발사 준비를 마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1~2달이라는 기한은 보통 대륙간 탄도 미사일들이 완성체가 아닌 부품 상태에서 발사 기지로까지 운반되기 때문에 기지에서 조립, 탄두장착, 연료 주입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되는 것을 감안한 추정 기한이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도 “열차에 탑재된 물체가 덮개로 위장되어 있기 때문에 정밀 식별이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미사일이라면 북측은 즉각 군사적 긴장 조성행위를 중지해야할 것”고 지적했다.　
 
그는 비록 “동창리 기지와 관련한 특이동향 외에 단거리 미사일의 발사 움직임이나 다른 특이한 군사동향은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이를 최근 북측에서 발표된 일련의 강경 성명들을 북한군이 무력으로 실현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은 지난 달 17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통해 대남 전면대결을 선포한데 이어 30일 북한의 대남 선전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남북 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의 무효화’를 선언한 바 있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은 북한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사거리 약 6,000km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서,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핵실험 직전인 지난 2006년 7월 5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의 발사 시험에서 실패했었다.
 
당시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으나 약 40초 동안 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발사체가 두 개로 분리되어 발사대 부근 약 1.5km 지점 해안가에 추락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 의해 예상된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은 사거리가 무려 1만 km에 달해 알래스카와 하와이는 물론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로스앤젤레스 등 미 대륙 서해안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년 11월 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의에 나섰던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미 “(평북 동창리 기지는) 기존 대포동 미사일보다 좀 더 규모가 큰 미사일 혹은 위성 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는 기지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에 운반된 발사체가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일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미사일 발사 실험 준비가 사실일 경우 이는 북측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는 미북, 남북 관계에서 기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즉,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 시위를 통해 미국을 움직임으로서 ‘미제의 식민지’인 한국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북측이 미북 수교에 큰 기대를 걸었던 오마바 행정부는 외교 수장으로서 전권을 위임받은 힐러리 클린턴(Hillary D. R. Clinton) 국무부 장관이 지난 달 의회 청문회에서 북핵 완전폐기가 이루어지지 않을 시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가할 수 있음을 천명함으로서 북측에 실망과 좌절감을 던진 바 있다.

손만 대면 돈이 쏟아지는 ‘마이더스의 손’이자 체제를 보호할 가장 강력한 무기체계인 핵무기를 보유하면서도 미북 관계 정상화를 통한 국제사회 진출을 노리는 북측으로서는 이를 결코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
 
北, 밀수 통해 군량미 비축 내부지시 하달. 장기전(長期戰) 대비?
 
그런데 만약 이번에 미사일 발사가 강행된다면 단순한 대외 시위용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 산케이 신문(産經)은 북한 미사일 소식에 앞서 1일 북측이 이례적으로 ‘밀수’를 통해서라도 식량 수입을 증가시키라는 내부 지시를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의 북한인권 시민단체인 ‘북한민중 구조 긴급행동 네트워크(RENK)’ 대표 이영화 간사이대(關西大) 교수를 인용해 “지난 1월경 곡물수입 증가 지시가 (당국으로부터) 하달되었는데 지시를 하달한 간부가 ‘밀수든 뭐든 수단방법 가릴 필요 없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풍작으로 인해 쌀 가격이 작년에 비해 하락한 가운데 내려진 지시인만큼 단기적인 물가 대책이라기보다 한국 등과의 대외관계 악화에 따른 장기간 식량 지원 정지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역시 북측의 강경 성명들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격월지 북한 소식지인 ‘림진강’의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 대표는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다 구체적인 정황을 전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에 풍작을 거두었지만 곡물의 대부분이 군량미와 평양 공급에 투입되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본 지(誌)가 다수의 탈북자들에게서 확인한 바에 의해서도 현재 북한의 지방은 배급이 완전 중단되었으며, 평양마저도 배급이 생색내기에 그칠 정도로 소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이 이영화 교수와 이시마루 대표의 주장을 종합하면 북측은 현재 풍작으로 수확된 식량의 대부분을 군대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도 모자라 밀수를 통해서까지 군량미의 비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결론이 내려질 수 있다.
 
통상 무기의 정비와 군수물자의 비축은 전쟁에 앞서 긴박하게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는 지난 달 23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초췌한 모습으로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고 밝힌 김정일의 말과 정면으로 상충되는 것이다.
 
비록 김정일이 그 동안 숱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 왔다고 해도 뇌졸중 발병으로 인한 약 반 년 동안의 권력 공백과 그 시기와 맞아떨어지는 군부의 남북관계 전면 등장, 그리고 오는 3월 8일 개최되는 북한 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 후계구도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미사일 발사가 김정일의 단독 결정이 아닐 가능성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즉, 이번 미사일 발사는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을 지원하고 있는 장성택 그룹과 치열한 권력 싸움을 벌이며 김정일의 두 번째 정부(情婦)인 고영희의 자식인 정철(혹은 삼남 정운)을 지원하고 있는 북한 군부(軍部)가 김정일의 공백을 틈타 권력을 장악해, 6.15 공동성명과 개성공단 등 남북교류를 원천 무효화하고 김정일을 허수아비로 내세운 채 특히 ‘대북 제재’를 언급한 미국에 대항하는, 행동에 앞선 ‘경고’의 성격을 띠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실 미북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거나 북핵이 완전 폐기될 경우 북한은 과거로의 회귀를 넘어 체제 붕괴의 위협까지 받게 된다.
 
더 이상 북한 경제를 회생시킬 수단은 없으며, 경제가 회생되지 않을 경우 나날이 의식이 깨어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 혹은 권력층 중 반대파가 더 이상 무능한 기존 체제의 집권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북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북핵 폐기가 완성될 경우 북한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남북 간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희박. 하지만 대규모 국지전(局地戰) 대비해 만반의 대응태세 갖추고 있어야
 
선군정치(先軍政治)로 인해 북한의 사실상 최대 권력기구로 군림해 왔던 군부의 강화된 입김은 작년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정규군을 불참시킨 이래로 연일 대남 강경성명을 쏟아내다 최근 김정일을 2면으로 밀어내고 노동당 기관지이자 북한 최대의 언론매체인 노동신문의 1면을 차지한 것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지난 달 15일 연합뉴스가 “김정일이 후계자로 (고영희의 둘째 아들로서 군부가 지원하고 있는) 정운을 낙점하고 이러한 결정을 담은 ‘교시’를 이제강 노동당 제1조직지도부 부부장에게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것에서 보다 가시화되었다. 이제강은 군부 쪽 인사(人事)를 담당하고 있는 이용철 제1부부장과 함께 정철 정운 형제를 지원하고 있는 북한의 권력 실세이다.
 
비록 최근 조명록 군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원회 제1 부위원장 등 군부 실세들이 김정일을 오는 3월 8일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 후보로 추천했지만, 최근 김정남이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가졌을 정도로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는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중대 선언’을 종용하기 위한 가능성도 있다.
 
이 처럼 만약 군부가 권력을 장악해 김정일을 허수아비로 내세운 채 정철 혹은 정운의 후계 작업을 진행하며 이번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곧 남북 간 무력 충돌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군부가 아무리 강경파라 해도 그들의 주장처럼 정말로 대남 전면대결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취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 남북 간 전면전은 곧 북측의 파멸을 의미하며, 군부로서도 결국 얻을 것은 ‘죽음’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남북 간 무력 충돌이 빚어진다면 지난 1~2차 연평해전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큰 국지전(局地戰) 형태로, 그리고 장기전(長期戰)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성택 등에 의해 진행되어 그 동안 줄곧 불만을 가져왔던 ‘남조선 괴뢰도당’들과의 남북 협력을 전면 중단시키는 한편 오바마 행정부와 이명박 정부에 전면대결 선언이 그냥 빈 말이 아님을 보여주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도 주민들의 관심을 체제에 대한 불만에서 남북 무력충돌로 돌리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군부의 무력 충돌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경우, 이명박 정부는 ‘힘이 곧 외교력의 바탕’이라는 신념 하에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와는 달리 각종 첨단 무기체계를 동원해 즉각 단호한 대응을 펼쳐 북측의 기세를 제압하는 한편 한미 공조를 통해 중국 정부를 설득함으로서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대포동 2호의 개량형이 유럽까지도 사정권에 두는 만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과의 협조도 노려야 한다.
 
그리고 국내적으로 반전(反戰) 혹은 ‘우리민족끼리’를 구실로 사실상 북측에 대한 항복을 종용하는 친북 단체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공권력을 발동해 그들의 물리적 폭력적 시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통일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존속되어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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