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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 "대의원선거 불참자는 바로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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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강증 소지한 중국 체류 北주민, 대대적 귀향(歸鄕)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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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모처에서 기자와 만난 북한 주민 임OO씨(女. 가명)는 8일 북한 전역에서 개최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임박함에 따라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혀 현재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 주민들의 대대적인 귀향(歸鄕)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중국으로 나왔으나 북한 당국이 정한 시일을 훨씬 넘겨 약 1년 동안 중국에 불법체류 했다는 임 씨는 “현지에 가족이 있고 대의원 선거에 불참하는 사람은 바로 적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돌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방중(訪中) 횟수만 해도 이미 여러 번째로서 현지에 파견된 보위부 요원들의 감시를 어떻게 피할 수 있었고 중국 생활은 어떠했는지, 다시 북한에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탈북자 최 모(女. 가명)씨 등에 따르면 중국 불법체류와 귀향은 일반적으로 뇌물을 통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임 씨와 같은 경우는 당국이 발급한 도강증 등이 있기에 그나마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할 뿐, 도강증 없이 탈북한 주민들은 이것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중국 방문에 필요한 도강증 발급에는 북한 돈으로 평균 100만원(약 300달러)이 필요하기에 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처지인 일반 주민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한편 임 씨는 최근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김정운 후계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100% 찬성제”라며 이미 알려지고 있는 대로 만약 정운이 대의원 후보에 나서게 된다면 무난히 당선될 것임을 시사했다.
임 씨는 북한 주민들의 투표 방법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당국은 주민들에게 표를 나눠주며 말로는 ‘쓰고 싶은 대로 쓰라’고 하지만 (감시 탓에) 반대는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힌 뒤 “후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조차도 모르는 탓에 그저 찬성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무조건 찬성해야만 한다는) 오랜 세뇌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임 씨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그 자신도 ‘세뇌’의 피해자임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그는 오직 김정일에 의해서만 통치되는 북한 체제의 모순을 기자가 지적하자 “그래도 민주주의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북한 정권이 공식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민주주의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1년 넘게 중국에 체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사담 후세인이 누구이고 왜 사형을 당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임 씨는 여러 차례에 걸친 중국 생활에서 얻은 경험으로 북한 체제가 크게 잘못되어 있음은 직감하고 있었다.
그는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이번에 북한에 들어가면 자식들을 설득해 함께 나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임 씨는 지난 70년대 중국 국민들이 오랜 마오쩌둥(毛澤東)식 숭배주의에서 벗어나 개혁개방에 직면했던 당시 느꼈을 충격을 지금 겪고 있는 듯 보였다.
그는 또한 통일에 대한 갈망도 나타냈다.
“이제 헤어지면 또 언제 뵙겠는가”라는 기자의 아쉬움에 임 씨는 “통일이 되면 보게 되겠지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지역에는 북한 보위부 요원들의 근거지 역할을 하는 건물이 도처에 있어 입북(入北) 직전까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중국에서 얻은 신념 때문인지 그의 표정은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물러가고 청량해진 하늘만큼이나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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