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왕국 유다에 여호사밧이라는 멋진 임금이 있었습니다. 이분은 다윗이나 히스기야, 요시야에 비길 정도로 선하고 훌륭한 왕이셨지요. 온 유다에서 우상을 제거했을 뿐 아니라,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율법책을 갖고 전국을 두루 다니며 말씀을 가르치게 한 왕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유다 왕국은 번영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여호사밧 왕에게는 한 가지 실수가 있었습니다. 우상을 섬기며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집단 학살하고 인권을 탄압하는 북 왕국 이스라엘 아합 왕조와 친밀했던 것입니다. 여호사밧 왕은 세자 여호람을 아합의 딸 아달랴와 결혼시킵니다. 최초의 남남북녀 왕자 공주 커플. 어쩌면 그들의 아들은 통일 왕국의 왕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오랜만에 온 남북 화해 무드. 아마도 전쟁에 지친 백성은 열광했고, 아달랴 공주님은 ‘통일의 꽃’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김에 두 나라는 군사 동맹도 맺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분단된 이후 가장 남북 관계가 좋았던 때였지요.

즉, 정말 오랜만에 남북 간에 군사적 갈등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리고 공동의 적 다른 나라들에 연합군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북 왕국 측도 성의를 보입니다. 여호사밧 왕이 올라오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불러 집회를 열어 주었고, 400명의 선지자들은 평화와 남북의 공동 승리를 예언합니다.(미가야 선지자만 빼고) 우상의 땅 북 이스라엘에서 여호와를 예배하다니, 그것만으로도 감동적인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남북 경협’도 멋지게 시작 되었습니다. 남 왕국에는 ‘에시온게벨’이라는 항구가 있었는데, 국제 무역하기 괜찮은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그쪽 바다가 없는 북 왕국이 자금을 투자해서 남 왕국과 함께 사업을 계획 했던 것입니다. 즉, ‘북측의 자본 + 남측의 지리적 이점’으로 윈-윈 하는 것이죠.

남 유다와 북 왕국의 깃발을 나란히 건 평화의 상선대가 다시스까지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추세가 계속되어지면 ‘new 이스라엘’ 도 먼 이야기는 아닌 듯 했습니다. 아마 선한 왕 여호사밧에게는 이런 순수한 마음이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저들의 선지자 박해와 인권탄압은 우리가 비판할 일이 아니다.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일을 해 나가면 공동 번영이 이뤄질 것이고 어쩌면 통일의 날도 오지 않을까? 이것이 저들의 변화를 돕는 길이야. 어쨌든, 우리는 한 민족이니까.’ 

그러나 그 ‘통일의 꽃’ 아달랴는 나중에 남 유다 역사상 최악의 군주(여왕)이 되어 유다를 우상의 나라로 만들어버리고 민족의 재앙이 되고 맙니다. 또한 언제나 기적으로 여호사밧의 군대를 도와주시던 하나님께서, 북 왕국과 동맹 맺어 하는 전쟁은 처절히 패배하게 하셨습니다.

또한 아합의 예언자들은 모두 북측 정권이 시키는 말만 하는 ‘관용 선지자’들이라는 게 드러나고 맙니다.(감옥에 갇힌 미가야 선지자를 제외하고는요) 그리고 ‘남북 경협’을 위한 에시온게벨의 연합 상선대 역시 여호와께서 친히 부숴버리셨지요. 

주님께서는 여호사밧에게 선지자를 보내서 준엄한 메시지를 보내십니다. 

“왕이 악한 자를 돕고 여호와를 미워하는 자들을 사랑하는 것이 옳으니이까? 그러므로 여호와께로부터 진노하심이 왕에게 임하리이다!” (역대하 19장)

나중에 하나님께서 예후를 보내서 아합 가문의 악행을 심판하사 몰살시키실 때, 그들과 친했던 남 유다의 왕족들은 졸지에 함께 맞아죽고 맙니다. 이렇게 해서, 여호사밧의 대북 정책은 아무런 좋은 결말을 보지 못하고 종말을 고하고 맙니다. 

평화, 통일, 공존, 상호 인정.. 다 좋은 가치들입니다. 그러나 하나님 없는 평화는 주님과 함께하는 전쟁보다 못합니다. 하나님 없는 번영은 주님과 함께하는 가난보다 나쁜 것입니다.

저들이 신앙을 박해하고, 인권을 탄압하며, 무엇보다 ‘여호와를 미워하는 한’ 멍에를 함께 메어서는 안 되었던 것입니다. 도리어, 그 악행들을 그친다는 조건 하에 이런 저런 도움도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대한민국에도 감성적인 New Korea 개념이 있습니다. 통일의 꽃이 있고, 남북의 자원과 인력을 합쳐서 이익을 내자는 개성공단이 있으며, 남한의 교회가 준 돈으로 세워진 평양과기대, 남한에서 올라간 종교인들을 맞이하기 위한 봉수교회, 칠골 교회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호와를 미워하는 자들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를 끌어들일 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기회입니다. ‘북한정권’과는 손을 끊고, ‘북한주민’들과는 손을 잡을 때입니다. ‘관용교회’와는 손을 끊고, 북의 ‘지하교인’과는 손을 잡을 때입니다. ‘개성공단’은 철수시키고, 그 대신 ‘새터민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 때입니다. 

‘북한정권’이 아니라, 두만강변의 꽃제비와 난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할 때입니다. 김일성 영생탑이 서있는 ‘평양과기대’는 끊고, 탈북자를 위한 최고의 대학을 만들 때입니다. (그들이 통일의 역군이 될 것입니다.) 

개인 김정은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 사랑으로 기도하는 것은 나쁘지 않으나, 그의 정권과 악한 통치는 어서 마감되어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선포하고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평화를 위한 평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인본주의지 복음이 아닙니다.정의와 펑화가 상충될 때는, 음란한 평화보다 험난한 정의를 택해야 합니다. 말씀과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경험과 상처에서 배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고후 16:14~18) 여호사밧의 세대가 아니라 요시야의 세대로, 함께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