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장성택, 경협회사 대표 취임.. '나 홀로 南北경협'
|
엇박자를 내고 있는 장성택과 軍部
|
대한독립의 함성이 남북 한반도를 뒤덮었던 3.1절 90주년을 맞아 韓美日 3국이 북측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및 확산과 관련한 공통된 목소리를 내놓았다.
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0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을 진정으로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아니라 남북협력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으로서 우리는 그(비핵화) 과정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북측의 WMD 개발 중단을 촉구했다.
그리고 같은 날 마이크 멀린(Mike Mullen) 美 합참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측이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 때문에 최근 북한의 동태를 한 층 더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며 역시 북한의 WMD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또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도 “최근 이란의 위성 운반체 발사에 북측이 개입해 기술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며 북한과 이란 양 측이 연계해 WMD를 개발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 동맹국은 북측의 위협과 관련한 입장을 말뿐만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북측의 대남 전면대결 및 NLL 무효화 선언 이후 우리 군은 각종 첨단무기를 동원해 서해상에서의 도발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무력충돌에 대비하고 있으며, 특히 해상에서의 단순한 방어가 아닌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해 황해도의 해안포 진지 등을 타격하는 응징(chastisement)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일본 또한 1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진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외상을 통해 “위성 발사일지라도 명백히 유엔안보리 결의에 위반된다”는 입장을 피력한 데 앞서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과 지상의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로 요격하는 미사일 방어체계(MD)를 지난 달 말부터 가동시키고 있다.
북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직접적인 공격 대상이 되는 미국의 움직임은 한 층 더 긴박하다.
미국은 지난 달 태평양 사령부 소속 함대를 태평양 일대에 전진 배치시킨데 이어 스텔스 폭격기인 B-2 스피리트(Spirit)와 차세대 주력 전폭기인 F/A-22 랩터(Raptor)를 동원한 합동 훈련을 전개했다.
로버트 우드(Robert Wood)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위성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티모시 키팅(Timothy J. Keating) 태평양 사령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위성이 아닌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이를 격추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적 대응태세가 뒤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또 패트릭 오라일리(Patrick O' Reilly) 국방부 미사일방어국 국장은 하원 군사위원회의 전략군 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미사일 방어체계(MD) 청문회에서 “알래스카에서 응전에 나서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3차례 (요격실험을) 실시했다”고 밝혀 북측의 미사일 발사를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韓美日 3국의 대응 태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까지도 북측에 대한 압박에 가세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 보도에 따르면 나카소네 외상과 회담을 가진 원자바오 총리는 비록 군사적 움직임을 시사하지는 않았지만 “발사 자제를 요구하겠다”며 중국 정부 역시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북측의 WMD 개발을 환영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장성택, ‘나 홀로 남북경협’
오마바 美 신임 행정부가 ‘불량국가들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이처럼 위협적인 태도로 나서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로 지정하고 대부분 대북 강경책으로 일관했던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인내심을 갖고 6자회담을 수년 간 주도해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성과를 이끌어 내었던 북측이 훨씬 우호적인 오바마 행정부에서 돌연 태도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미 외교에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그 수위가 오바마 행정부의 군사적 대응을 이끌어낼 정도로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높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북측의 대남 전면대결과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미사일의 발사 준비는 경고의 성격을 넘어 이들 동맹국에 대한 ‘선전포고(Declaration of war)’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비록 지난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핵무기 개발 위협과 ‘서울 불바다’ 협박으로 클린턴 행정부와의 협상을 주도했던 상황을 재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당 인사를 통한 불바다 발언과 군부를 통한 전면대결 선언은 그 격(格)이 다르며, 당시에는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없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들을 보유함에 따라 직접적인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어 제1차 북핵위기 당시와 같은 협박 전술은 자칫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의사로 미국에게 인식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강경 입장으로의 전환을 두고 북한 권력층 내부에서도 현재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남북경협시민연대의 김규철 대표 등에 따르면 친중(親中)파이자 비교적 온건 성향으로서 북한의 후계 구도에서 김정남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최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평양 10만호 세대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남측으로부터 조달하는 대외 종합무역회사인 ‘수도건설총회사’의 대표직에 취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출신 탈북자들에 따르면 장성택은 김정일과는 달리 비교적 주민들의 생활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 평판이 좋으며, 아파트 난방과 수도 등 주민들의 생활 수준 개선에도 일정부분 발 벗고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대북지원에 난색을 표하며 원칙적인 남북관계를 지향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북측이 ‘역도’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남발하며 대남 전면대결 등을 선언하고,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마당에 국제사회로부터의 대북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한일 양 국과 오바마 행정부는 ‘선(先) 지원 후(後) 폐기’라는 북측의 주장과는 정 반대로 핵을 비롯한 WMD의 ‘완전무결한 선 폐기’를 대북지원의 절대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어 대북지원이 진행될 가능성을 더더욱 낮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성택이 대북지원 관련 회사의 대표에 취임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며, 이는 현재 권력을 장악한 강경파에 맞서 장성택 그룹이 홀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비교적 온건파인 장성택을 ‘왕따’로 만들고 북한 군부(軍部) 등 강경 세력이 권력을 장악했을 가능성은 최근 국내외에서 불거지고 있는 김정운의 후계자 확정설이 뒷받침하고 있다.
정운은 장성택 그룹과 극단적으로 대립해 온 리제강, 리용철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최근 취임한 김영춘 총참모부장 등 군부 쪽의 지원을 받아왔으며, 그 자신 또한 현재 당의 부부장직에 버금가는 군 고위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일의 성격과 외모 등을 빼닮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그는 특히 생모가 생존할 당시 군복 차림에 권총을 차고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에 앞서 현장 답사를 하며 ‘선군정치’를 역설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상당히 강경하고 보수적인 성향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정운의 후계설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2001년부터 우리 정보당국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최근 북한 언론을 연일 장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군부의 남북관계 전면 등장은 그들 군부가 지원한 정운의 후계자 확정설과 맞물려 군부의 권력 장악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은 美北수교를 통해 체제를 존속시켜 영원히 ‘위대한 지도자’로 남으려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신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김정일이 권력 이양을 평화적으로 서두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정운이 유력한 후계자로 떠오르고 있는 북한의 현 실태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만약 김정일이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하고 있다면 美北 및 日北수교와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북한 대외정책의 현 기조를 이어나갈 정남을 선택했을 것이다. 숨겨진 자식이라든가 일본에서 추방된 전례 등 여러 가지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정남은 오랜 세계여행을 통해 형제들 중 가장 국제정세에 정통하고 개방적인 성격이다.
설사 정남이 북한의 개혁개방이라는 독재 체제의 자멸을 선택할지라도 이는 강경파인 군부를 비롯한 ‘집단지도체제’라는 권력의 분산을 통해 충분히 견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돌적이고 영악하며 변덕스러운데다 야심까지 크고 어리기까지 한’ 정운이 군부의 섭정승(攝政丞)을 받으며 독재 권력을 이어받게 된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해지게 될 것이고, 자신의 사후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김정일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제사회와의 수교는 물 건너가게 될 것이며, 자신이 그토록 힘들여 이룩해놓은 ‘테러지원국 해제’ 또한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북한은 또 다시 국제적인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남북 전쟁의 발발이나 주민들의 폭동 등을 거쳐 결국 체제의 붕괴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비록 김정일이 300만 명의 주민들을 굶겨 죽이고 고문하며 항공기 폭파와 납치, WMD 확산 등을 자행한 악마(惡魔)라 할지라도, 북한 체제를 영원히 존속시키며 ‘위대한 영도자’로 역사에 남으려 할 것이지 자신보다 더 한 악마에게 북한을 맡겨 종래에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현재 김정일은 뇌졸중의 후유증인 지적 감퇴로 인해 판단력을 상실해 정운에게 권력을 이양시키려 하고 있거나, 아니면 정운과 군부가 단독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로 정운 및 군부가 장성택을 밀어내고 독단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면 우리로서는 남북 간 무력 충돌이라는 크나큰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북한군의 금강산 관광객 살해로 시작해 최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유례없는 ‘대남 전면대결’ 선언으로 이어진 북측의 강경한 태도는 이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핵무장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정운은 젊은 혈기에 판단력을 잃고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에게 호기(好機)가 될 수도 있다. 강경 성향의 정운과 군부가 중국의 통제력에서마저 벗어나게 된다면 중국 정부로서도 큰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다. 아울러 현재 나날이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통해 의식이 깨어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美日 양 국과 협력해 중국의 군사적 개입을 저지하면서도 중국이 대북 포위망에 동참하도록 외교력을 발휘하는 한편, 대북 라디오 방송 등을 적극 활용해 주민들의 의식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특히 국제법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있을 시 우리의 개입은 정당화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북 방송 등 자유의 소리를 전파하는 사업은 상당히 중요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