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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 식량, 北상무조 통해 軍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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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北외교관이 작성한 자료에서 정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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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의 외교정책 결정 과정과 대북지원 식량의 전용(轉用) 실태를 엿볼 수 있는 전문 자료가 본 지(誌)에 입수되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김동수 국가안보통일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에 의해 작성된 ‘북한의 외교정책 결정과정과 상무조 운영실태’ 제하의 이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외교정책은 김정일이 당권을 장악하기 시작한 70년대 중반부터 사회주의 특유의 집체적 정책 협의 및 결정체계가 유명무실화됨에 따라 오로지 김정일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어 왔다.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은 헌법상 대외정책의 기본원칙을 수립하는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 및 산하 기관인 외교위원회와 헌법상 대외정책의 수립과 해외주재 공사, 공사의 임명 및 소환 등을 실시하는 중앙인민위원회가 있지만 이는 북한에 3권 분립이 형성되어 민주주의적 대의정치가 실시되고 있다는 것을 대외에 시위하기 위한 형식에 불과하다.
더구나 김일성의 사망 이후 김정일의 유일지도체제와 당 규약,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이 지배하는 오늘 날 북한에는 과거 동구권이 실시한 협의체제는 실현되지 않고 있으며, 강온건파의 대립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
과거 북한의 대외 정책을 담당했던 국제사업부와 외무성, 통일전선부, 외교단 사업총국 등 각 기관들도 현재는 기능이 멈추거나 김정일의 직속 기관으로 전락했다.
타국의 공산당 등 좌익정당들과 기타 집권당 및 야당들과의 관계발전을 담당했던 노동당 중앙위 국제사업부는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93년부터 기능이 정지되었으며, 남북 회담 및 비 수교 국가들과의 외교정책 작성과 북한 기관들의 통일된 대외활동을 조율했던 외무성은 김정일의 직속이 되었다.
북한의 외교정책은 70년 중반까지만 해도 여타 사회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최고 정책기구인 노동당 정치국에서 정기적인 협의 및 최고인민회의에서의 채택 과정을 통해 진행되었지만, 이후부터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직접적인 지시와 비준을 거쳐 노동당 정치국에서의 형식적인 합의를 통해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되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그리고 70년대 말까지는 모든 문건이 두 개로 작성되어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제출된 후 김일성이 최종적인 결정을 내렸지만, 이후부터는 김정일에게 먼저 보고된 후 통과된 문건만 김일성에게 보고되는 형식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8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단독 결정이 어렵거나 김일성과 직접 관련된 문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문건이 김정일의 손에서 최종 결정되었으며, 90년대 초부터 시작해 김일성이 사망한 94년 이후부터는 형식적으로나마 존재하던 노동당 중앙위 정치적의 회의가 전혀 소집되지 않았다.
北외무성, 전 세계에서 각종 자료 입수해 당 및 내각, 군부 기관들과 합동 검토
자료에 의하면 김정일의 직속 기관인 북한 외무성의 당적 지도체계는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산하 당 중앙위 조직부(2명 상주)와 당 중앙위 선전부(2명 상주), 국가 정치보위부(2명 상주), 인민 보안성(2명 상주) 중 선전부 산하에 위치하고 있다.
외무성 당 위원회는 산하에 조직부와 선전부, 간부처, 직위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당 위원회는 직속으로 지역국과 기능국, 보장 부서들을 두고 있다. 그리고 각 국은 산하에 평균 직원 50명 이상의 당 조직인 부문당 및 평균 직원 50명 이하의 세포당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외무성의 조직도는 참사실을 직속에 둔 외교부장(외무상)을 필두로 제1부부장, 부부장(11명), 행정조직국의 순으로 되어 있으며, 행정조직국은 산하에 지역국과 기능국, 보장부서를 두고 있다.
또 지역국은 산하에 2국(중국), 3국(러시아), 4국(옛 소련 연방국가들), 5국(중동), 6국(동아프리카), 7국(서아프리카), 8국(서구라파 국가들), 9국(중남미), 10국(동남아), 14국(일본), 16국(미국 및 캐나다), 국제기구국을 두고 있으며, 보장부서는 행사보장국과 자료도서실, 운수처, 경리, 시설관리 담당 부서를 두고 있다.
특히 가장 방대한 규모인 기능국은 산하에 1국(방침집행국)과 11국(대외선전국), 12국(조국통일국), 13국(기요문서국), 15국(통신국), 17국(암호변신국), 18국(보고문건국), 파견국, 의례국, 문헌국, 조약법규국, 정세연구국, 비동맹운동국, 영사국, 보도국, 경제국, 면접록 편집국, 영접국, 외교단 총사업국을 두고 있다.
외무성은 매 년 12월 초에 A4용지로 200쪽 분량의 ‘새해 대외활동 방향’ 또는 ‘새해 외교공세 계획’을 작성한 제의서를 김정일에게 보고한다.
외무성의 제의서 보고는 각 해당국들에서 전달된 외교활동 성과와 교훈, 문제점 토대로 정책안, 대책안, 건의안들이 종합된 뒤 과장과 부국장, 국장의 결재를 거쳐 참사실과 담당 부상(차관)에게 제출된 후 다시 강석주 1부상과 외무상의 결제를 받아 김정일에게 보고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당 관련기관과 완전히 합의되지 못한 문건은 김정일에게 보고조차 될 수 없으며, 자료는 이에 대해 “북한의 외교정책에는 강경 혹은 온건 세력의 대립이 존재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정일에 대한 보고는 매주 1회(보통 월요일. 보위성은 화요일, 인민안전성은 수요일) 제의서 제출을 통한 정규보고와 모사 전송(팩스)을 통한 비정규 보고, 외무상 혹은 제1부상의 전화 보고, 매주 1회 열리는 김정일의 비밀 술 파티에서의 보고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 보고되는 문건은 각 지역국과 정세국, 대표단 영접국과 파견국이 신문과 TV, 대표단에 대한 정보 수집 등을 통해 작성되며, 그 내용은 주로 김정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나 ‘만수무강’과 관련된 물자 구입, 대남 및 대북 자료와 군사 관련 최신기술 자료, 대북 지원 등으로 채워진다.
보고를 받은 김정일의 비준 방식은 자신의 의견을 친필로 써서 첨부해 내려 보내는 ‘친필지시’와 이름 없이 날짜만 첨부하는 ‘친필문건’, 직접 외무성에 지시하는 경우 등으로 나뉘며, 일단 비준된 문건은 곧 북한의 방침 혹은 정책이 되어 김정일 서기실을 통해 작성기관으로 반환된다.
그리고 이 모든 보고 및 비준 과정에 앞서서는 외무성과 최고인민회의, 당, 군부, 정무원 등과의 합의가 진행되어야 하며, 합의는 특히 인민무력성과 통전부, 당 국제부,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 등의 기관들과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민보안성과 인민무력부 등 참여하는 큰물피해대책위원회, 주민들 감시한 뒤 대북지원 식량 등 軍에 이송
이러한 합의 절차 때문에 외무성은 내무에 각 전문 분야별로 당 및 내각과 군부의 관련 기관들이 모두 참여하는, 일종의 테스크포스(TF) 격인 상무조(팀)를 두고 있다.
상무조의 종류로는 핵 상무조, 북미 및 4자회담 상무조, 미사일 및 생화학무기 상무조, 큰물피해(홍수)대책위원회, 인권 상무조, 판문점 군사정권위원회 운영 상무조 등이 있으며, 김정일은 모든 기관들이 제의서 보고에 앞서 외무성과 합의를 보는 체계를 이미 80년대에 구축했다.
김정일은 80년대 중반 1월 1일, 친필지시를 통해 “외무성의 나의 외무성”이라며 “외무성은 나의 지시를 제외한 그 어떤 말도 들어서는 안 되고 앞으로 외무성 내에 군대와 같은 강철 같은 규율을 더욱 철저히 확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일의 지시에 중앙당 조직지도부는 외무성에 대한 집중지도를 통해 그 동안 당 국제부와 외무성, 그리고 당 통전부와 외무성 간에 많은 갈등과 불합리한 협의체계가 존재함을 알아차린 뒤 김정일 서기실과 외무성을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외교정책 체계를 작성해 김정일에게 보고했다.
김정일 시대에 새롭게 구성된 이 외교정책 체계는 김정일 서기실이 당 중앙위 정치국, 비서국, 국방위를 통해 외무성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로 재편되었으며, 자료는 이에 대해 “동구권이 몰락하기 시작한 당시 당 국제부를 대신해 외무성을 중심으로 자본주의 국가들과 실리 중심의 전방위 외교를 진행해야 했던 북측으로서는 부득이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외교정책 체계 재편성에 따라 신설된 상무조는 핵과 미사일 등 각 분야를 맡아 외교정책 수립의 밑그림을 책임졌다.
우선 북미회담 및 핵 상무조는 80년대 말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북핵 문제가 본격 거론됨에 따라 외무성 내에 설립되었으며, 인권 상무조는 80년대 중반 미국과 유엔위원회, 비정부기구(NGO) 및 종교단체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강도 높게 비난함에 따라 설립되었다.
특히 인권 상무조는 설립 이후 ‘일부 국제인권기구들에 주동적으로 가입해서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공세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 수립을 담당하게 되었으며, 외무성 보고를 받은 김정일은 “오늘 날 적들의 반(反)공화국 인권책동에 어떻게 대처하는가하는 문제는 국권을 수호하는 문제와 직결되므로 적들의 인권공세에 철저히 대비하라”는 주문을 인권 상무조에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에 지시에 따라 북한은 81년 국제인권규약(A+B규약)과 89년 ‘집단 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력’ 협약에, 2001년 ‘여성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 등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참여에만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큰물피해대책위원회는 산하에 유엔아동기금 민족위원회, 유엔인구기금 민족위원회, 세계보건기구 민족위원회, 유엔개발계획 민족위원회, 유엔식량농업기구 민족위원회, 기타 유엔 산하 전문 및 비전문기구 담당 민족위원회들을 두고 있으며, 국제사회로부터의 각종 지원을 받아내는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농업성은 홍수 등 자연재해를 구실로 원조 받을 지역을 선정하고 원조에 필요한 각종 농업자료 등을 확보하며, 정무원은 외무성과 국가보위부 등을 제외한 각 기관들을 관리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중앙통계국은 원조에 필요한 통계자료 작성 등을, 국가보위부는 원조와 관련해 입북하는 외국인 및 북한 일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맡으며, 특히 인민보안성은 원조 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감시를 책임지고 인민무력성 등은 원조 받은 물자들을 군부대 및 특수 군수공장 등에 운반하는 역할을 맡아 원조 식량 및 물자를 빼돌리는 작업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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