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誌)가 입수한 ‘역사적인 6.15북남공동선언 발표 이후 남조선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하여’ 제하의 간부 및 군중강연 자료에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 정권의 세뇌 작업 정황이 생생히 드러났다.
 
이 자료는 6.15공동선언이 김정일의 ‘영도력’에 의해 합의되었으며, 이후 우리 사회에서 김정일을 지지하고 미국을 반대하는 여론이 한 층 높아지고 있다는 근거 없는 거짓 선전을 통해 나날이 외부 세계와의 간접 접촉이 많아지고 있는 주민들의 의식을 마비시키려 시도하고 있다.
 
자료는 우선 “지난 시기 남조선(남한)에서 경애하는 장군님(김정일)의 위대성 선전은 거의 다 비합법적으로 진행되었다”며 “그러나 력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된 이후 남조선에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위대성 선전이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남조선은 물론 동아시아, 나아가서는 세계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이 계시여 6.15의 변혁이 일어났고 항상 우리 민족을 업신 여기던 미국놈들이 우리 조선민족을 존엄있게 대하는 경이적인 현실이 펼쳐졌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은 우리 이남 민중에게 있어서 그대로 마음의 기둥이고 힘이라고 하면서 장군님을 늘 가까이 모시고 있는 이북 동포들이 부럽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는 또 “남조선에서는 우리 노래가 많이 불리워지고 있다”며 “우리의 불멸의 혁명송가들과 혁명가요들이 공개적인 행사장에서 꽝꽝 울려 나오는 정도”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심지어 “최근 남조선의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약 미국이 조선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면 남조선 정부가 미국 편에 설 것이 아니라 북의 편에 서서 미국과 싸워야한다고 표시하였다”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주장은 주민들에 대한 북측의 세뇌 작업이 방대한 규모 내에서 얼마나 과감하고 허구적으로 진행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로서, 6.15 공동선언이 김정일에 대한 남측의 항복문서임을 강조함으로서 간부층 및 주민층의 김정일에 대한 숭배 고취의 수단으로 삼는 한편 6.15 공동선언에 대한 북한 군부 등 일부의 반발을 무마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북측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6.15 공동선언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촉구하는 대신 최근 노동당 산하 대남 선전기구인 조국통일평화위원회(조평통) 선언을 통해 ‘모든 남북합의의 무효화’를 선언함으로서 6.15 공동선언까지도 무효화시키는 자충수를 두는 예상 밖의 행동을 보였다.
 
이는 북측이 연일 남북관계 냉각의 원인을 이명박 정부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측의 대북정책 전환을 노리기 위한 대남 압박용일 가능성일 것으로도 예상되었지만, ‘6.15 공동선언으로 인해 남측이 김정일에게 항복했다’는 주장을 부정해 기존 정권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김정일의 와병 도중 공동선언 반대 세력의 급부상으로 인한 여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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