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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도 않은 남측의 핵무기를 폐기해야 우리도 핵무기를 폐기하겠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측의 핵무기가 폐기되어야 북핵도 폐기할 것”이라며 사실상 핵무기를 폐기할 의사가 없음을 드러냈다.
또 ‘정전상태의 종식’과 ‘교전’ 등의 표현을 언급하며 지난 달 17일 발표한 대남 전면대결 성명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질의응답 형식을 통해 “이명박 패당은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우리의 북핵 폐기를 위한 북핵 폐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적대관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현 조건에서 핵무기를 철폐하는 유일한 방도는 핵무기를 보유한 당사자들(남북)이 동시에 핵군축을 실현하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철두철미한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검증을 통해 실현해야한다”며 “전쟁도 평화도 아닌 현 정전상태의 종식을 외면하며 집요하게 추진하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이 언제 핵전쟁으로 이어질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오늘 교전 상대방의 핵무기를 일방적으로 제거하려는 것이야말로 파렴치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이 91년까지 1,720여개의 전술 핵무기를 한국에 실전 배치했고 아직도 1천여 개의 핵무기를 배치시키고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 온 북측은 앞서 지난달에도 “남측도 핵사찰을 받아야한다”며 ‘떼쓰기’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한 때 국내에 배치되었던 전술 핵무기는 남북이 공동으로 유엔에 가입했던 지난 91년 12월에 체결된 ‘한반도비핵화선언’에 따라 이미 철수하고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달 15일 외교통상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미국에 의한 국내 핵무기 배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북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외교통상부 측은 “한국의 핵 활동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 의해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며 “북측이야말로 핵 폐기를 달성하기 위한 정확한 핵 검증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남북 동시 핵사찰은 북측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고 국제사회로부터의 모든 의혹을 해소해 한국과 동등한 입장이 되었을 때 논의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북한 군부가 대남 전면대결 선언에 이어 핵 군축을 주장하고 나선 것을 두고 국내 군사 전문가들은 군부가 스스로의 존재감과 충성심을 과시하려는 행동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센터장은 “김정일이 와병 상태일 때 군부가 ‘수행(隨行) 권력’의 공백기를 맞았다”고 밝힌 뒤 “건강을 회복한 김정일이 군부대 시찰에 나서면서 군부가 수행 권력을 회복해 득세하고 있다”며 군부의 강화된 입지를 시사했다.
한편 이와 같이 핵보유국을 노리는 북측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도 핵무장을 해서 자위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12월 12일 김동성 한나라당 의원은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사실 상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은 없다”며 “남북 군사력의 균형을 위해 우리도 핵무장의 필요성이 있다는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중국이 나서면 이 문제(북핵)가 제일 잘 해결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의 핵무장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북핵 현황에 대해 자주 방북한 바 있는 셀리그 해리슨(Selig S. Harrison) 미국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달 19일 북측이 현재 6자 회담 비핵화 과정에서 신고된 플루토늄 30.8㎏을 모두 무기화함에 따라 추가로 4, 5기의 핵탄두를 제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앞서 15일 폴라 디셔터(Paula DeSutter) 미 국무부 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북측이 미국에 제출한 고강도 알루미늄 관에서 고농축된 우라늄 입자가 검출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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