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의하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9일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우리 측 민간인 6명이 숨진 사태와 관련해 북한이 의도를 가지고 물을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현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북측의 방류가) 실수냐 의도적인 것이냐'는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의 질의에 "의도를 갖고 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이어 "북측의 책임 있는 당국자가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북측의 답변서는 적절한 해명이 아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의 의도적으로 물을 흘려보냈다고 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은 우리의 적이다.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전쟁 중에 있다. 북한은 반국가단체며 한국 정부를 전복하여 친북공산정권을 수립하고 그 정권과 연방제를 실시하겠다는 적대세력이다. 적대세력이 행한 해코지를 두고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냐를 따지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다.

북한은 당연히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물을 방류하였을 것이고 그것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 의도를 분석하고 그 의도에 따라 대응하려고 한다면 이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북한은 적(敵)이며 적이 선의의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우리는 단지 북한의 행동에 대해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북한이 무단으로 물을 방류하여 사고를 내었으니 그에 대한 책임을 묻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여야 한다.

북한이 황강댐을 구축하였고 그것은 언제나 수공(水攻)으로 쓰일 수 있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이것은 안보문제다. 따라서 북한이 황강댐을 건설할 때 우리는 수공의 가능성에 대비하였어야 한다. 그에 대한 대응댐을 건설해 놓았어야 한다. 그런데 들리는 말로는 김대중이 그 때 댐을 크게 지으면 북한 땅까지 물속에 잠기데 되니 댐을 작게 만들어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한다. 김대중의 반역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언제든 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놓았어야 한다. 그런데 수자원공사의 조기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적이 공격하는 행위를 좋다 나쁘다 하고 따질 이유가 없다. 우리는 그런 공격이 효과를 얻지 못하도록 대비책을 세워놓았어야 하며 그랬다면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당한 것이다. 물론 북한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당연히 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우리가 유효한 대비책을 세워놓지 않은 것은 우리의 잘못이다. 한국정부가 이에 대해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또 책임도 져야 한다.

대책은 언제나 사고가 생기기 전에 세워야 한다. 옛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가 꼭 그 짝이 났다. 당하고 나서야 깨닫는다면 우리가 왜 국가를 세우고 정부를 구성하는가. 이런 일에 사전에 대비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 아닌가.

우리는 북한이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또는 실수였다는 등의 억측에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고 또 논쟁할 이유도 없다. 또는 북한의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하고 그 목적을 헤아려보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우리가 북한의 의사결정과정을 들여다 볼 수도 없고 물을 방류시키도록 지시한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가 볼 수도 없다. 오직 우리가 아는 것은 북한이 황강댐의 물을 공격수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에 대해 대비하고 대응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의도를 가지고 했다는 것은 의미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적의 의도는 분석할 필요도 없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오직 대응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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