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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에서 조문을 마치고 빠져나오는 北‘특사조문단’ 차량 행렬. ⓒ오주한기자
이 날 조문행사 관계자는 사진 속 선두 차량에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이 타고 있다고 밝혔으나, 육안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오주한기자
수 대의 위장차량을 거느리고 황급히 국회의사당을 빠져나가는 ‘특사조문단’ 차량 행렬. ⓒ오주한기자
‘특사조문단’이 국회의사당을 방문하는 동안 인근에서 경찰에 의해 포위된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 ⓒ오주한기자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통전부) 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특사조문단’이 21일 오후 2시 59분 고려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인근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던 상이군경회 등 보수단체들을 피해 3시 40분 2대의 에쿠스와 1대의 다이너스티 승용차에 나눠 타고 후문으로 향한 이들은 3시 53분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있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김기남은 85년 조직지도부와 함께 ‘당(黨) 속의 당’이라 일컬어지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장에 발탁되어 92년부터 선전선동담당 비서를 맡고 있다. 선전선동부는 독재체제 하에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짓밟아버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양건은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사전조율을 위해 서울을 수차례 오갔을 만큼 대남 공작 분야의 중책이다. 통전부 요원 출신 탈북자 장진성 시인에 따르면 통전부는 남한 인터넷 상에서의 ‘댓글 심리전’을 펼치는 등 한반도 적화를 위한 중심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
‘김일성 김정일화(花)’로 구성된 조화(弔花)를 앞세워 분향소가 있는 국회의사당에 들어간 이들은 분향과 묵념을 한 뒤 방명록에 ‘정의와 량(양)심을 지켜 민족 앞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특사조의방문단 김기남’이라고 남겼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안내로 이동한 이들은 유족 및 정세균 민주당 대표, 정동영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과 악수를 가졌으며, 김형오 국회의장과 10여분 간의 면담을 가졌다.
‘특사조문단’이 국회의사당에 머무는 동안 인근에서는 라이트코리아와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등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진행되었으나, 집회현장을 사각으로 포위한 경찰 측에 의해 행동이 저지되었다. 참가자 일부는 “불법 감금”이라며 정부와 경찰을 규탄했다.
보수단체들이 국회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외곽에서 경찰에 의해 저지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내에서는 일부 김 전 대통령 조문객들이 ‘특사조문단’을 향해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며 환호하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4시 35분 국회의사당을 빠져 나온 ‘특사조문단’은 서울 동교동 김대중평화센터를 방문해 이희호 여사에게 김정일의 서명이 적힌 조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5시 50분에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 호텔 인근에서 “김정일 독재 타도, 살인마 김정일 처단” 구호를 외치며 북한의 민주화와 자유통일을 촉구하던 탈북자 출신의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10여 명의 조문단 경호원들로부터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사조문단’은 22일 오전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가졌으며, 당초 귀환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2시보다 늦게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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