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직원 유모(44)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보름째인 13일, 정부는 이 문제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이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억류된 여기자 2명을 면담한 것처럼 유씨도 중국 등 북한 우방국 공관이 면담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체포된 유씨는 지금까지 남한 사람과의 접촉이 완전 차단된 채 홀로 조사를 받고 있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정부는 작년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때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을 의제화한 적이 있다”며 “유씨 억류가 장기화할 경우, 국제회의 등에서 유씨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유씨 석방을 위해 남북 당국 간 대화를 북측에 제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유씨에게) 접견권과 변호인 참관 등 기본적 권리도 보장하지 않는 북한 조치는 매우 부당한 것이며 비인도적 조치”라며 대북 비난 수위를 높였다.
‘비인도적’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 문제를 인권 측면에서 다룰 수 있다는 의미로 관측된다. “북한 조사가 장기화하는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도 했다. 그동안 통일부는 북한 사법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접견권과 변호권을 허용하라”는 말만 해왔다.
북한은 ‘체제 비판’ 등의 혐의로 유씨를 잡아간 이후 15일째 유씨에 대한 공식적 언급이 일절 없다. 정부는 유씨의 신변 안전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7일 “해당 기업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북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 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이 매일 개성공단으로 출퇴근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조 사장은 지난 9일 “유씨 석방 때까지 개성 현지 활동을 지휘할 것”이라며 “유씨 가족들이 준비한 편지와 사진을 북측 관계자들을 통해 유씨에게 전했고 유씨 소지품 일부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아산측은 평소 안면 있는 북측 관계자를 통해 “유씨가 개성에 있고, 식사와 잠자리를 보장받는다”는 소식만 간접적으로 듣고 있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북한 선처(善處)만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했다.
특히 정부 일각에선 유씨가 미국 여기자처럼 평양으로 압송되거나 기소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 형사소송법상 체포 직후 수사 기간은 10일이지만 우리와 달리 범죄 혐의를 확정하는 ‘예심(豫審)’ 제도가 있어 최장 6개월까지 조사가 가능하다.
또 유씨처럼 반국가 범죄 혐의를 받으면 보위부가 직접 수사와 예심을 담당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남북 합의를 무시하고 미국 여기자처럼 기소하겠다고 나올까 걱정된다”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15일)과 우리 정부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전면 참여 여부, 북한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의장 성명이 나오는 이번 주가 유씨 신변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안용현 기자
더 자세한 북한뉴스를 원하신다면
http://freedomfighters.co.kr/ (클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