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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의 ‘흡수통일’발언 이후, 넋 나간 자들의 말장난이 지나치다. 정(鄭) 부위원장은 10일 ROTC 중앙회 조찬 포럼에서 “흡수통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흡수통일(吸收統一)의 강한 의지를 보인 것도 아니요, 통준위 산하로 연구는 하는데 비용이 드니까 이른바 합의통일(合意統一)을 하는 게 낫다는 요지다.
2.
헌법 제3조는 북한지역을 대한민국 영토로, 북한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북한정권은 반국가단체로 정의한다. 이에 따라 헌법 제4조는 북한지역의 자유화`민주화를 전제로 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을 명령한다. 요컨대 유일한 합헌적 통일은 북한을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내로 흡수하는 이른바 흡수통일(吸收統一) 뿐이다. 흡수통일의 어감 자체가 그다지 좋지 않다 해도 흡수통일의 법률적, 사실적 의미를 부정할 순 없는 것이다.
이념과 체제가 달라서 분단된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것은 한국의 이념인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로 하나가 되거나, 북한의 이념인 주체사상(主體思想)으로 하나가 되는 것뿐이다. 한국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을 규정하듯 북한이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 즉 주체혁명(主體革命)을 체제의 목표로 규정한 것은 한반도의 냉엄한 현실이다. 분단은 남과 북 어느 한쪽이 망해야 끝나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한국과 주체혁명 하자는 북한의 합의통일(合意統一)은 감성적 선동은 될 수 있어도 가능성 자체가 전무(全無)한 난센스다. 빛과 어둠이 같이 갈 수 없듯, 한반도는 북한주민의 자유가 회복되는 통일이 되거나 남한국민이 자유를 빼앗기는 통일이 되거나 둘 중의 하나다. 태극기에 의한 통일 아니면 인공기에 의한 통일뿐이다. 만일 합의통일을 하려면 북한의 주체사상 시스템이 붕괴(崩壞)하거나 개혁개방 이후 급변(急變) 또는 전환(轉換)된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3.
정종욱 부위원장의 발언은 정답에 한참은 못 미친 수준이다. 통일의 진실(眞實) 중 일부는 뒤틀고 또 일부는 미온적 형태로 얼버무렸다. 그런데도 ‘흡수통일’발언이 들어간 것만 가지고 오늘 하루 천박한 삼사(三四)류 논평이 빗발쳤다.
JTBC는 12일 <정종욱 발언 파문> 운운하며 “북한을 자극한다”는 요지로 비판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tvh&sid2=742&oid=437&aid=0000070644) 이런 논리대로라면,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이후엔 우리는 끽소리 안 해야 한다는 것인가?
새민련 대변인은“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통일대박론’이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상정한 것이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이 말하는 심각한 문제의 기준은 헌법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도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4.
몽매한 자들의 철없는 소리가 판치고 혼돈과 미혹의 안개가 깔리면 정작 통일의 문이 열려도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된다. 어둠을 밝히는 진실의 빛, 더욱 강력한 자유의 선포가 국민의 잠을 깨워야 할 때이다.
written by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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