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김대중 사망 직전 김영삼이 병문안을 갔다 나오면서 ‘김대중과 화해했다고 봐도 좋다’라고 하였다. 김대중이 사망하자 북한에서 조문사절단이 와서 청와대를 방문하였다. 이를 두고도 남과 북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화해(和解)나 협력은 그냥 만나서 합의한다고 붙여지는 이름이 아니다. 어떤 합의나 회동을 화해나 협력으로 부르기 위해서는 일정한 도적적 그리고 법적 기준에 맞아야 한다. 그 목적이 선한 것이어야 하고 그 절차가 정당하여야 한다.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그것은 결탁(結託)과 야합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범죄를 소탕하여야 할 검찰이 조폭 두목을 만나 앞으로 서로 불편하게 지내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자고 합의하였다고 하자. 그러면 이것을 화해와 협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범죄조직의 목적이 범죄이니만큼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일단의 사람들을 대표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선출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어떤 사람이 자신이 그 집단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면서 상대방과 어떤 합의를 한다면 이것도 대표성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서 그 합의는 야합에 해당한다. 또한 노사(勞使)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여도 정당성을 결여하게 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대중을 만나 화해했다고 할 때, 그렇다면 김영삼은 김대중의 반역행위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것은 화해가 아니라 굴복 아니면 야합에 해당한다. 국가에 반역한 사람과 화해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의 반역행위를 묵인한다는 뜻이다. 묵인한다는 뜻은 자신도 반역자와 야합한다는 뜻이다.
북한의 대표단을 대통령이 만난 것도 마찬가지다. 북한의 대표단이 와서 어떻게 조신하게 굴었던 그들은 북한의 독재자와 공산군사독재체제를 대표하여 한국에 왔다. 그들과 어떤 약속을 하는 것은 화해와 협력이라고 말할 수 없다. 북한의 정치체제가 좀 더 민주화되어 도덕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북한과 사이좋게 지내고 또 서로 협력하자고 한다면 이것은 화해도 아니고 협력도 아니다. 야합이다. 근본적으로 독재자와 화해하고 협력할 수는 없다. 독재자와 화해하고 협력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결탁하고 야합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북좌파들이 김정일과 화해하고 협력하자고 선전선동하는데 이것은 김정일과 결탁하고 야합하자는 뜻이다. 화해하고 협력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근본적으로 민주화되어야 한다. 뜻이 선한 집단과 화해와 협력이 가능하다. 독재자 또는 독재집단과는 정당한 거래가 있을 수 없다. 단지 긴장관계의 관리가 있을 뿐이다. 한국사회의 병은 바로 정당한 것과 부당한 것, 도덕적인 것과 비도덕적인 것, 법적인 것과 불법적인 것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용어와 개념이 혼동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친북좌파의 선전선동에 기인한다. 우리는 정신차리고 이들의 선전선동에 놀아나지 않아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