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1월 3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의 조찬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화합하지 못하면 다음 정권을 잡기 힘들다.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계속 지켜나가고 대한민국을 선진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계속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대통령이 중도실용을 내세울 때 과연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에 대한 개념이나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현 정부의 이념적 방향을 정확하게 내세우는 일이다. 사람들은 기치(旗幟)를 보고 모여든다. 기치가 선명해야 사람들이 태도르 확실하게 정하고 필요하다면 목숨까지 내걸고 그 기치를 지키기 위해 뭉치게 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정권 교체 후 지지자들을 적지 않게 실망시켰다. 그것은 지지자들의 희망과 이명박 정부의 판단이 합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불행한 사태다.

지난 2007년의 대선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지난 친북좌파정권 10년에 훼손된 국가정체성을 바로 잡아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의 측근들은 국민이 경제에 올인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거전략으로 경제와 실용을 내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그것이 단순히 선거전략일 뿐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선거에서 승리한 후 이명박 대통령이 보인 행보는 우리를 실망시키는 것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무엇이 두려운지 이념적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을 피했다. 오히려 중도실용을 내세워 보수우익의 희망을 배신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사(人事)에서도 선명한 보수우익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배제하고 우리가 보기에 이념적으로 왼쪽을 기울어진 사람들을 많이 기용함으로써 우리를 실망시켰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결코 그가 중도도 아니요 더구나 좌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행동을 보면 분명 그는 보수우익의 가치를 대표하고 있다. 대북정책에서 그러하며 한미동맹과 관련하여서도 그러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행동과 다르다. 그의 연설을 들으면 그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좌익들에게 지지를 구걸하는 듯한 언사를 많이 쓴다. 우리는 이 모순을 이해하기 힘들다. 행동과 합치되지 않는 언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노무현 정권의 대못이 너무나 강해서 그것을 피하기 위함인가 아니면 친북좌파세력이 너무 깊숙이 박혀 있어서 그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함인가 헷갈릴 때가 많다.

정권 재창출을 염두에 둔다면 이제 이런 헷갈리는 행보는 멈추고 이념적 정향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자신이 대한민국파인지 아니면 반대한민국파인지 분명하게 기치를 내걸어야 한다. 한나라당의 대동단결을 위해서도 기치를 분명하게 내거는 것이 좋다. 잡동사니를 섞어서는 정권 재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 색깔이 맞지 않는 사람은 골라내고 대신에 색깔이 맞는 사람들로 대체하여야 한다. 그래야 기(氣)가 살고 투쟁력도 생기며 힘을 합할 수 있다. 지금처럼 어중이떠중이가 섞여 있어서는 기가 약해지고 힘이 분산되며 돌파력이 약해진다.

우리는 또 다시 친북좌익세력이 정권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친북좌익세력은 대한민국을 부정한다. 나라를 부정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라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넘겨줄 수는 없다. 2012년의 대선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그 때 분명하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사상적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 한다. 반 대한민국 세력을 몰아내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뭉쳐야 한다. 이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색깔을 분명하게 하여야 하고 선명한 기치를 내걸어야 한다. 색깔이 흐린 깃발 아래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을 것이다. 명백하고 선명한 깃발을 내걸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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