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7월 3~4일 한국 국빈(國賓) 방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례와 달리, 북한 방문 이전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어서 언론은 대북 압박용 또는 ‘한국 중시’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美(미)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중국 외교에 중한경조(重韓輕朝·한국을 중시하고 북한을 경시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評(평)했다. 최근 아산정책硏(연)·칭화대 세미나에서도 中(중)전문가들은 “지난 20년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북한의 그것보다 커졌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7월 韓中(한중) 정상회담의 主(주)의제(議題)는 (i)북핵ㆍ통일ㆍ한반도安定(안정)과 평화 등 外(외)에 (ii)‘고노담화 검증’ 등 일본의 과거사 도발에 대한 共同(공동)대처 문제가 큰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최근 변화가 感知(감지)되고는 있으나, 아직 그 실체(實體)를 드러내지 않고 모호한 상태인 중국의 한반도 전략을 통찰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중국의 장기(長技)인 융숭하고 두터운 ‘人情(인정)외교’(charm offensive: 매력공세)의 유혹에 냉정함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시진핑 訪韓(방한)을 계기로 한국이 가장 우려하는 ‘안보(安保)’문제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하려는 듯하다. 韓中(한중) 간 군사ㆍ안보분야에서의 협력 심화가 韓美(한미)동맹의 ‘대체재(代替財)’가 될 수 있음을 떠보려는 태도다.

시진핑 외교의 틀을 세운 옌쉐퉁(閻學通)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이 미국과 동맹관계라 해서 한·중동맹이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 韓中(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현재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군사·안보 협력 비중이 증가되는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기본 프레임이 韓美(한미)동맹-韓美日(한미일)안보협력체제임을 고려할 때, 韓中(한중) 간 군사협력 심화 내지 韓中(한중)동맹 가능성 언급은 한반도 안보체제에 메가톤級(급)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현안이다. 다행히 우리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韓美(한미)동맹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서일 것이다. 윤병세 장관은 “韓美(한미)동맹을 최상으로 하면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도 최대한 높인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국의 對韓(대한) 우호적 접근은 한반도 정책의 근본적 전환이라기 보다는 일련의 안보정세 변화를 활용하려는 전술ㆍ전략적 접근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韓日 不和(한일부조)와 6.4지방선거 등 국내 좌익세력의 정치적 부상 등 혼란한 정세 속에서 중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韓中(한중)관계 주도권을 잡아보려는 의도로 비친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반도 핵심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북한 핵문제 해법을 놓고 중국이 아직도 6자회담 재개를 고집하는 것을 보면, 지난 10여년 6자회담의 非효용성을 목도한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6월초 訪韓(방한)했던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對北(대북)대화의 문턱을 낮추자”고 제안한 데 대해, 韓美(한미)양국이 고위당국자 회담을 거쳐 북한의 ‘핵무기 보유 헌법명기 폐기/ 핵무력ㆍ경제개발 병진노선 철회’ 등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을 먼저 요구하는 공동입장을 천명한 것은 韓美(한미)와 中國(중국)의 북핵 입장차가 현격함을 드러낸 단적인 사례다.

中(중) 류젠차오(劉建超)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級(급)가 북한과의 ‘血盟(혈맹)관계’를 公式(공수) 부인(6.17)하는 충격적인 발언을 해 주목을 끌었지만, 이어서 “北核(북핵)문제 핵심은 北美(북미)관계로서, 협상에 북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우리와의 입장차가 여전히 큼을 새삼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발언은 한국의 북핵 입장과 정면 배치될 뿐 아니라, 북한의 논리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문제가 남북 간 현안이 아닌, 미북 간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남북대화 의제(議題)에서 핵문제를 제외시켜왔다.

더 나아가 시진핑 방한을 계기로 한국을 韓美(한미)동맹과 韓美日(한미일) 안보협력체제로부터 분리시켜보려는 기도가 드러나 경계가 요구된다. 중국의 관영 언론인 환추(環球)시보는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학 국제전략정책분석연구소 잔더빈(詹德斌) 박사의 칼럼[“한국은 일본이 환상을 버렸음을 똑똑히 봐야 한다”(6.23)]을 활용해 韓美(한미)동맹과 韓美日(한미일) 안보협력체제를 강력히 비판하는 논조를 취했다. 최근 韓日(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과 韓美日(한미일) 군사교류 강화 기류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특히 “한국의(上記(상기) 정보보호협정 등) 정책 변화는 미국의 압력 때문”이며, “美日(미일)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 내 적당한 긴장과 남북 분열”이라고 주장한 것은 분명히 지나친 것이다.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도 지난 6월 지한파(知韓派)로 알려진 청화대 추수룽(楚樹龍) 교수가 “북한이 이대로 간다면 20년 내 붕괴할 것이며, 한국이 흡수통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중국도 (한국 주도의) 통일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지만, 중국정부의 “자주적 평화통일”—한국보다는 북한의 통일논리에 보다 근접한—이라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韓美(한미)동맹을 기축(基軸)으로 하면서 중국과의 선린(善隣)외교를 강화해 나가는 외교노선이 견지돼야 한다. 安保(안보)는 韓美(한미)동맹 중심으로 확고히 하면서, 중국과는 FTA 등 경제협력을 심화시켜야 한다.

지금 세계 곳곳에 국지전이 발생해 국제평화와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 영토팽창, 이라크 반군(叛軍)의 군사공세, 宗派(종파)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中東(중동) 세력균형 재편,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中日(중일) 군사충돌, 中(중)러 군사동맹…이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무기력(inaction)’이 국내외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고, 미국의 힘이 분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행히 신임 리퍼트 주한 美(미)대사는 上院(상원)인준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오늘 당장 싸울 수 있게 준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으며, “강력한 방위력ㆍ억지력으로 北(북)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정책 3대기조로서 ①北(북)고립유지 ②제재ㆍ군사훈련 강화 ③MD체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처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落馬)하여 국민적 좌절감이 커진데 이어, 세월호 참사 이후 또다시 東部(동부)전선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희생자에 대한 애닯음은 물론 안보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新型(신형)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하는 등 무력증강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전교조는 法院(법원)의 합당한 ‘法外(법외)노조’ 판결에 불복해 法治(법치)에 정면도전하고 나섰다. 자유민주주의 중심의 국민통합이 시급하다. 시진핑 訪韓(방한)이 한반도 安定(안정)에 기여하여 國內外(국내외) 위기 극복에 一助(조)하기를 바란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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