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의 친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녀를 돌보지 않은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미국 뉴욕 로스쿨에 재학 중인 고 후보의 딸 캔디 고(한국 이름 고희경·27)씨는 “아버지가 아들의 이중국적 의혹에 눈물을 보였다”는 기사를 보고 글을 올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캔디 고씨는 고 후보에 대해 “자기 자녀들 교육을 맡은 적이 없다" “전화와 인터넷이 있음에도 우리 남매에게 연락하거나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 씨는 또 “2000년대 초반에 그가 한국 부모들에게 최선의 자녀 교육 방법에 대해 발표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며 "왜냐하면 그는 자기 자식들을 교육시키지 않았고, 전혀 돌보지도 않았기(completely disregarded)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아버지의) 서울시 교육감 출마는 선을 넘어서는 것(crossing the line)이고, 여기서 내가 침묵한다면 서울 시민들을 속이는 것이 된다"며 글을 올린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1일 기자회견을 갖고 “딸이 한국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부모 행사에도 참석했고 아버지로서 행복한 순간도 많았다"며 “아이들이 몇 년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났고, 딸과 가끔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톡(카카오톡)을 주고받아왔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이른바 공작(工作)정치 주장도 했다. 그는 “나는 공작 정치의 폭풍 속에 외로이 서 있다"며 “제 자녀를 이용해 저를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 정치에 맞서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 후보는 같은 보수 측 후보인 문용린 후보를 맹비난했다. 그는 “문용린 후보 캠프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인물이 나흘 전부터 ‘고승덕은 교육감이 절대로 안 된다. 큰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면서 “고 박태준 회장 사망 때 문용린 후보가 장례위원을 맡을 정도로 고 박 회장의 아들과 문 후보 사이에 2대째 내려오는 끈끈한 관계가 있어 딸의 글이 이들의 야합에 의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후보 주장에 따르면, 캔디 고씨는 문용린 후보 측의 공작정치에 넘어간 셈이 된다. 이에 대해 문용린 후보 측은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자기 책임을 다른 후보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고 후보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캔디 고씨는 TV조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내가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글을 쓴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다"라며 ‘공작 정치'를 주장하는 아버지 발언을 반박했다.
캔디 고씨는 또 “아버지로서 기억이 단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식에게조차 애정이 없는 사람이 교육감으로서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정책을 좌우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인 판단에 따른 결정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캔디 고씨는 지난 16년간 아버지 고 후보는 전화 통화도 없이, 남처럼 지내왔다고 했다. “거의 저희 가족이 미국으로 옮겨온 1998년 이후 우리와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씨 말에 따르면 고 후보의 ‘몇 년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올 때 만났고, 딸과 가끔 전화를 하거나 문자, 카톡(카카오톡)을 주고받아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부녀간의 관계의 진위 여부를 떠나 원만한 관계가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고씨는 “자식에게조차 애정이 없는 사람이 한 도시, 혹은 나라의 수많은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정책을 좌우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봤다”고도 했다. 아버지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글을 올린 건 교육감 자리가 갖는 무게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선닷컴의 댓글을 하나 인용한다.
<어떤 가족사이든 진실은 당사자들만이 알 것이다. 다만 ‘야합에 의한 음모'론을 제기한 고승덕 후보의 대응방식은 심각한 문제이다. 아버지에게 실망한 딸의 마음을 정치적 공작으로 몰아 불리한 선거 상황을 뒤집으려는 행태는 치졸하다 못해 비열하다. 고승덕 후보는 이미 아버지의 자격과 교육감의 자격 모두를 잃었다. 조용히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고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