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5일字 조선닷컴은 <군 관계자는 “민간에서 살 수 있는 무인항공기로 사진도 특정 지역을 집중 촬영한 것이 아니어서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항공기는 내비게이션 지도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민간용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軍 관계자의 발언은 불과 6일만에 성급한 판단임이 드러났다. 지난 3월31일 북한이 NLL 상에 포격을 한 직후 백령도에서 북한의 무인기가 또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 도색은 비슷한 패턴이다.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은 더 충격적이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백령도 해병 6여단 기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런 對外秘(대외비) 지역을 집중 촬영하려는 집단은 오직 북한軍 뿐이다.
공중촬영장비에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었다면 북한의 무인기를 보고 '네비게이션 지도 제작용'이란 소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다 못해 청와대 일대를 촬영한 무인기를 보다 일찍 공개했더라면 그것이 지도 제작용 장비인지 아닌지 금방 진위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재 민간에선 항공촬영이나 지도 네비게이션 제작용으로는 '헬리캠'을 주로 이용한다. 다루기 쉽고 좁은 공간에서 촬영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이착륙이 용이하다. 엔진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터이기에 장거리 비행에 제한이 있다.
민간에서 항공촬영이나 지도 네비게이션 제작용에 주로 이용되는 헬리캠
반면에 북한이 사용한 무인기는 날개형 비행체다. 일본産 소형엔진이기에 배터리를 이용하는 것보다 힘이 좋다. 배터리를 이용하는 무인기보다는 장거리 체공에 유리하다. 청와대를 촬영한 북한의 무인기는 낙하산을 이용하여 回首(회수)하는 형태다. 무인기에 대한 조그마한 지식만 있었으면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를 지도 제작용이란 엉뚱한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를 촬영한 북한 무인기 모습. 파주에서 발견되었다. 이 기체는 낙하산으로 회수된다.
니콘 DSLR 중급 바디가 탑재되었다. 이 정도라면 인공위성 사진보다 높은 해상력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은 소형 무인기의 전투
이라크와 아프간 전에서 미국은 소형 무인기를 집중적으로 이용했다. 소대단위, 중대단위, 대대단위에서 사용하는 무인기가 별도로 있었다. 敵陣(적진) 정찰과 아군 포격의 탄착점 확인에 소형무인기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다. 한국군에도 무인기는 있다. 주로 사단 이상의 군단급 단위에서 사용 중이다. 그것조차도 손망실 우려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 : 미군의 중대 이하의 소규모 야전부대가 사용하는 무인기.
실제로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군 내에선 여러가지 대응책이 강구되었다. 특히 적진 정찰을 위해 대형 풍선기구까지 동원해 봤지만 바람의 영향으로 실패했다. 무인기도 운영했지만 운용 미숙으로 추락했다. 그 이후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야전부대에선 이렇한 高價의 소형 무인기를 손망실에 따른 제반 행정처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용을 꺼려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북한은 무인기를 자유자재로 이용했음이 이번에 증명되었다. 군사분야만큼은 북한이 우리보다 훨씬 더 유연한 전술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명백한 북한의 무인기를 보고도 민간의 지도 제작용이니 對共 용의점은 없어보인다고 말한 軍 관계자가 누구인지 밝혀내야 한다. 이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정보 계통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며칠 전 북한에 송환시켜준 어부에 대한 정보당국의 판단도 문제가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지난 28일 남조선에 나포되었다가 돌아온 어선은 총참모부에서 의도적으로 침투시킨 배였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 속에서 남조선에 대한 적대감정을 높이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직한 작전”이라고도 했다. 전혀 뜻 밖의 소식이었다. 사진을 보고나서야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어부라는 사람들의 인상착의가 그동안 표류해서 남쪽으로 넘어왔던 어부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북한으로 송환되어 기자회견 하는 이들의 얼굴을 보면 중앙에 앉아있는 사람과 극명히 대비된다. 자유북한방송이 보도한 것처럼 북한 軍官임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무인기에 대한 軍 관계자의 초기 판단과 어부 송환에 대한 결과를 볼 때 軍 정보당국의 판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