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 보도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23/2009092300082.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1&Dep3=h1_07) 에 의하면 노무현 장례식이 있었던 지난 5월 29일 저녁 이명박 대통령은 비서관들을 불러 술 한잔 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장례식장에서 민주당 백원우 의원으로부터 '살인자'라는 소릴 듣고, 거리에선 '대통령 퇴진'까지 외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기분이 매우 울적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란 자리가 원래 편하게 술 마시며 마음 달랠 친구도 없을 정도로 외로운데, 당시 이 대통령도 부쩍 외로움을 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사실 이 세상에 외로움을 타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동물도 무리지어 사는 것을 좋아하거늘 하물며 인간이 외톨이가 되어서는 살기 힘들다. 특히 무리를 짓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인간세상에서 외톨이가 된다는 것은 목숨을 잃는 것만큼 두려운 일이다. 대통령이라고 하여도 한 인간임에 틀림없고 따라서 외톨이가 되는 두려움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5월 29일 대통령이 특히 외로워한 이유가 위에 인용된 글을 보면 민주당 백원우 의원으로부터 살인자라는 소리를 듣고 거리에서 대통령 퇴진 구호를 외쳤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 한 마디로 대통령은 친북좌파의 공격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9월 4일에도 비슷한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그 날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고 한다. 그 날은 전날 개각(改閣)을 끝내고 경기도 포천·구리에 민생 탐방을 나가 시민들로부터 크게 환영을 받은 직후였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이날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10잔가량 돌았고 이 대통령과 참모진 모두 흥겨운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석은 만취해 이 대통령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졸 정도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중도실용, 친(親)서민 정책 등이 국민의 호응을 받으면서 지지율이 크게 올라간 것이 이 대통령에게 힘을 준 것 같다’고 했다.”

결국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한 보수세력의 외면에 대해서는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친북좌파의 막가파식 공격에는 외로움을 느꼈다고 이야기며, ‘중도실용’을 내걸고 서민정책을 내세워 인기가 상승하자 기분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적의 공격에 의연히 대처할 수 있는, 적이 욕을 하면 그 보다 더 큰 소리로 되받아칠 수 있는 그런 빼짱과 호기가 있는 대통령이 그립다.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같은 리더쉽을 가진 대통령을 원한다 .“살인자”라는 욕 한 마디에 움추려들고 외로움에 비서들 불러 술로 달래는 그런,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국가의 운명을 맡기기에는 허약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사람으로서는 현 난국을 타개하기는 힘들 것이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고 큰 소리 치는 지도자를 우리는 원한다. 그런 지도자라야 현 남북분단을 극복하고 자유통일을 성취할 수 있다. 친북좌파가 겁나 자신이 보수세력과 보수 가치를 대표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고 “중도실용”이라는 간판 뒤에 숨어야 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연민의 정을 느끼지만 마음이 즐겁지는 못하다. 이웃 아저씨로서는 좋은 사람이겠지만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통령으로서는 배짱이 약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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