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것이 DJP 연합이었다. 5.16 쿠데타의 주역, 초대 중앙정보부장 김종필 씨가 김대중 씨와 손잡고 국무총리 자리와 내각의 절반을 나눠 가진 사례가 그것이다. 충청권으로서는 경상도 전라도처럼 일관된 행보를 할 수가 없다. 힘센 어느 한 쪽, 더 많이 주겠다는 어느 한 쪽과 번갈아가며 부단히 왔다 갔다 연합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캐스팅 보드로서의 몸값을 한껏 높혀 가면서 이문을 취하는 행태인 것이다.

 과거 대전의 염홍철 씨도 그런 행보를 보였다. 노태우-김영삼-한나라-非한나라...의 갈지자 戰法을 구사해서 염홍철 씨는 상당한 정치적 소득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禮山의 오장섭 씨도 전형적인 사례라 할만 하다. 이인제 씨의 경우도 거기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심대평 씨의 충청黨도 그런 캐스팅 보드 몫을 하면서 정치의 峽谷을 굽이굽이 용케 돌아 괜찮은 소득을 올렸다. 드디어 국무총리로 기용설이 나돌았을 정도로. 그게 이회창 총재의 비협조(?)로 잘 안 되니까 미련 없이 돌아선 것이다. 그 어떤 고상한 노선, 원칙, 철학 등으로 설명할 게 아니라, 충청권 정치가 원래 그런 패턴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으로 설명할 현상일 것이다.

 살아가는 방법엔 참 여러 가지가 있는 모양이다.

류근일 2009/8/30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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