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공동제안국 참여
국제사회 대북압력 가중
北 6자회담 중단ㆍ탈퇴등
극한 대립 최악상황 우려
남한이 첫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유엔 산하 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결의안이 제네바 현지시간 26일 오후(한국시간 자정 무렵)에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결의안 상정 시 이제껏 부결된 사례가 없어 외교 당국, 전문가들 모두 채택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의 육로통행 제한 조치, 로켓 발사 계획에 남한이 유엔안보리 제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등으로 극한 대립하는 상황에서 남측의 인권결의안 제안국 참여가 남북관계에 몰고 올 파장이 우려된다.
▶南, 총회 이어 인권이사회서도 공동제안 참여=유엔은 지난 2005년부터 총회와 인권이사회 두 곳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내고 있다. 총회는 192개 유엔회원국 전체가, 인권이사회는 한국을 포함한 이사국 47개국이 표결에 참여한다. 인권이사회는 당초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인권위원회에서 2006년 총회 직속기구로 확대 재편되는 과정에서 2006년과 2007년은 결의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대북 인권결의안에 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은 지난해 11월 총회 결의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인권이사회 결의안의 경우 지난해에는 찬성 표는 던졌지만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결의안이 상정된 이상 통과는 거의 확실하다고 봐야 한다. 외교 당국자는 “이사국 가운데 지난해 11개 국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고 올해는 한국이 더해져 12개국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예전부터 표결해 왔고 상황이 바뀐 것이 아니므로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결의안에는 47개 이사국 중 찬성 22표, 반대 7표, 기권 18표로 통과됐다.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중국, , , 쿠바, 말레이시아, , 니카라과뿐이었다.
▶北 6자회담 중단ㆍ탈퇴 가능성=인권이사회 인권결의도 총회 결의안과 마찬가지로 법적 구속력은 없다. 다만 국제사회의 총의를 모은다는 점에서 북한에 정치ㆍ도덕ㆍ외교적 압력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으로선 당장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자도 “우리는 인권을 기본 가치의 문제로 생각해 참여하지만 북은 그렇게 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반발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남한의 총회 결의안 참여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 “인권 문제를 코에 걸고 외세와의 국제공조로 북남관계를 전면 차단으로 몰아넣고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려는 도발 책동으로서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북한은 위성 발사에 대한 남측의 안보리 제재, PSI 전면 참여에 더해 인권결의안 참여를 문제 삼아 위성 발사 이후 6자회담 일시 중단 또는 전면 탈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상호체제 존중에 위반되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올 것”이라며 “결국 장거리 미사일 발사, 2차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헤럴드 경제 최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