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기술적으로는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이번 주말에도 대포동2호를 쏠 수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오는 4월 4~8일 발사하겠다고 공식 통보해 놓은 상태여서 이보다 앞당겨 발사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 등이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국제사회 여론 등을 의식해 앞당겨 발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수백㎞ 상공에서 15㎝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KH-12 정찰위성 사진들을 토대로 이번에 발사대에 장착된 대포동2호가 지난 2006년 7월 발사됐다가 실패한 대포동2호 미사일과 무엇이 같고 달라졌는지를 정밀 분석 중이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1월 말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공장에서 특수제작 열차로 대포동2호를 실어나를 때 덮개로 가려 놓아 구체적인 크기 등 실체(實體)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속도 붙을 국제 제재 논의

북한 로켓 발사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감에 따라 6자회담 참가국들의 발사 후 대응 논의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일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로켓은 '탄도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행동'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기 때문에 곧바로 안보리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2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안보리 제재결정이 나오면 9·19 공동성명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6자회담 불참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이 같은 수순을 염두에 둔 전략적 발언이다.

그러나 유엔 제재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이 있는 중국·러시아의 움직임에 따라 방향이나 수위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그동안 자체 개발한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발사체가 실제로 인공위성으로 판명 날 경우 대북 제재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물리적 제재보다는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는 선언적 성격의 안보리 의장 성명, 또는 개별국의 대응 정도로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실제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중국을 방문한 뒤 25일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발사 후 대응이) 다자 간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조치를 포함하는 것이지만 꼭 제재라고만 단정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일본 등은 여전히 일정 수준 이상의 제재 조치가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는 확실한 대가가 뒤따른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유명무실 상태인 1718호 상의 기존 제재, 즉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의 특정인을 겨냥한 자산 동결 등의 '타깃 리스트'를 선정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