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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작년부터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물품들에 대한 검열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구매한 그릇 등의 식기(食器)를 북한에 가져가 판매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는 화교 출신의 나OO(男. 가명)씨는 “작년부터 북한 당국이 수입 물품을 대상으로 각종 검열을 강화했다”며 “지난주부터는 입북 자체가 차단되었다”고 북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주로 함경북도 청진에서 현지 장마당(시장)의 소매상들을 대상으로 도매업을 해 온 그는 “사업이 작은 규모가 아니라 도강(渡江)할 수도 없어 구매한 물품들을 썩히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 또 들어갈 수 있을지 몰라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 해 1월부터 장마당을 농민시장 혹은 열흘장으로 축소한다던 당국의 입장과는 달리 청진에는 아직 장마당이 성행하고 있다”며 “단속도 거의 없는 등 장마당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 조만간 입북 금지가 풀릴 것으로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비록 북한의 이번 수입물품에 대한 검열 강화와 중국 상인들에 대한 입북 금지가 특정 개인에 제한된 것이 아닌 전반적인 조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 정권이 지난 2007년 10월부터 시장 경제에 대한 통제 강화에 나선데 이어 올 해 초 신년 공동사설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강성대국 건설’을 천명한 것과 맞물리고 있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장마당은 중국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온 외부의 문물이 일반 주민들에게 유통됨에 따라 ‘자력갱생’으로 위장된 정권의 폐쇄 정책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던 장소로 여겨지고 있던 터라 북한의 이번 조치는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에 대한 강한 의지로 풀이되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시작된 북한 당국의 중국상인 입북 금지와 수입물품 제한 조치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김영일 북한 총리의 회담 시기와 맞물리고 있어 양 측 사이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편 나 씨는 이 날 기자에게 북한 장마당의 최근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과거와는 달리 장마당 소매상들의 매출 규모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세계적인 금융 위기가 북한의 시장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암시했지만 “굶어죽은 시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국경연선인 탓도 있지만 청진의 경제 상황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칙대로라면 한국산 물품의 거래만은 장마당에서도 허용되지 않지만 몰래 숨겨두고 파는 소매상들이 있다”고 귀띔한 뒤 “주민들 거의가 뒤로 몰래 김정일에 대한 욕을 하는 마당에 만약 당국이 정말로 장마당을 탄압한다면 주민들 사이에서는 커다란 반발이 생길 것”이라며 주민들의 의식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당국의 감시는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씨는 “청진에는 외국인만 사용할 수 있는 국제전화가 있다”며 “그러나 외국인의 통화내용마저 북한 당국에 의해 낱낱이 도청되고 있기에 말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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